등록 : 2005.08.09 18:16
수정 : 2006.02.28 15:11
|
심근경색을 앓아 심장 혈관에 스텐트를 넣고 살고 있는 신무섭씨. 등산과 달리기 등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그의 건강 유지 방법이다.
|
■ 심근경색 극복한 신무섭씨
“8년 전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서 스텐트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등산은 물론 달리기도 맘껏 합니다.”
몸무게가 정상보다 조금 더 나가는 것만 빼면 어디 하나 아픈 곳이 없었던 신무섭(49·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씨는 1997년 12월 초에 갑작기 가슴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 실려 갔다. 한밤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을 쥐어짜는 듯이 아팠지만, 정신만은 말짱했다. 담당의사는 가슴 통증에 대해 몇 가지를 묻고 신체검사를 하더니, 바로 중환자실로 옮겼다. 곧바로 스텐트를 넣어 관상동맥을 넓히는 수술을 받았다. 그가 받은 진단은 ‘심근경색’이었다. 이 질환은 바로 신씨와 같은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한 가지이다.
“짧은 순간 ‘이제는 죽는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위기를 넘기고 나니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제대로 풀지 못했고, 운동은 하지 않고 술과 담배에 빠져 있었던 평소 생활을 뒤돌아 보게 됐지요.”
외환위기때 기업 간부…술·담배·스트레스 결국 폭발
마음의 여유·땀의 즐거움…작은 회사로 옮긴뒤 배웠다
|
스텐트를 혈관이 좁아진 부위에 넣어 원래 혈관 모양으로 복원한 모습. 삼성서울병원 제공
|
신씨가 생의 위기를 넘겼던 97년 말, 그는 직장에서 중견 간부였다. 때마침 외환위기로 회사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으며, 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몰랐다. 오히려 25년 가까이 피웠던 담배에 손이 가는 횟수가 훨씬 잦아졌으며, 술자리도 많아졌다. 현재 몸무게는 73~74㎏이지만 당시에는 80㎏가 넘었다.
평소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으나, 딱히 계기가 없었던 그에게 심근경색을 앓았던 경험은 삶의 큰 전환점이 됐다. 물론 심근경색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사의 설명도 큰 힘이 됐다. 외환위기로 직장은 그만 둘 수 밖에 없었고 작은 회사로 ?グ若?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소득은 전보다 못하지만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크게 줄었다. 25년 동안 하루 한두 갑씩 피우던 담배도 단번에 끊었다. 술은 지금도 자주 마시지만 업무상 술자리를 가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다만 사람들이 좋아서 술을 즐겁게 마신다. 그는 믿음은 즐겁게 마시는 술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그 자체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야 화 나는 일이 있으면 마음에 담아둬야 할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냥 화를 내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하다보면 저절로 평안해져요. 그래도 안 되면 달리기나 빨리 걷기 등으로 땀을 흘리다보면 스트레스가 흐르는 땀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요.”
음식은 별로 가리는 것 없이 먹는다. 육류를 줄이고 해산물로 바꾸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는 즐겁게 먹는 것이 최고라고 여긴다. 필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해본 적이 없던 운동도 시작했다. 처음에는 산책이나 빨리 걷기를 시작했다. 퇴근 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을 한 시간 정도 거니는 기분으로 다녔다. 병원의 심장재활 프로그램에서도 이를 권장했다. 운동에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그는 일년에 한번 정도는 운동부하 검사 등을 받고 있다. 관절과 근육에 점차 힘이 붙자 집 근처의 동산에 오르는 등 등산도 시작했다. 요즘은 대학 때 산악회 선후배들을 다시 만나 한달에 몇 차례 큰 산을 오른다. 달리기도 시작했다. 땀 흘린다는 것 자체에 매료돼 시작한 달리기가 마라톤으로 발전했으며, 풀코스에 도전해 4시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땀을 흘리고 있을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며, 심장 질환도 다 잊어 버리고 다만 즐거움을 느낄 뿐”이라고 했다.
질병을 앓은 뒤부터는 되도록 퇴근도 일찍 하고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날도 많아졌다. 운동을 권하는 아내도 그에게는 커다란 버팀목이다. 지금은 그가 아내에게 운동을 권하고 있으며, 종종 함께 산책을 나선다. 운동과 함께 가족의 행복, 마음의 여유와 평안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스트레스가 돌연사 불 지른다
돌연사는 증상이 나타난 뒤 한 시간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원인은 심장질환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해에 인구 천 명당 1~2명 정도 발생하며, 특히 남성가 여자에 비해 4배 더 많다. 박정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돌연사에 대해 알아보자.
돌연사는 심장의 문제가 대부분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긴 경우가 80~90%를 차지한다. 이 돌연사의 원리는 화약고가 터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심장 근육 및 관상동맥의 결함은 화약이 차차 쌓여 가는 것이며,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는 화약이 폭발하는 불씨가 된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려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힐만한 여러 원인을 먼저 차단해야 한다. 그 원인들은 바로 흡연,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이다. 또 평소 활동량이 너무 적어 심장 근육이 약해진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원인들을 적절한 약물치료, 운동, 식이요법 등으로 조절해야 한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면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기초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이런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 둬야 한다.
일차적인 원인 예방과 함께 불씨가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아예 차단하거나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평소 건강하고 심장이 튼튼한 경우에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면 돌연사의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분노, 강한 적개심, 우울한 감정 등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자신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나 대화, 취미 활동 등으로 하루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양중 기자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