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의 증상들을 채식을 중심으로 한 자연식과 때때로 하는 단식으로 조절하고 있는 류호현씨가 아내 조민자씨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
실명 경고까지 받았지만 단식으로 몸 독성 빼내고
명상으로 마음 독성 빼내…이젠 병든 환경 치유나서 그 뒤 류씨는 ‘자신이 죽든, 병이 죽든 둘 중 하나’라는 각오로 다른 치료 방법을 찾게 됐다. 그 과정에서 몸을 편안한 자연 상태로 만들어주는 자연요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전에는 음식도 특별히 가리는 것 없이 아무렇게나 먹고, 술·담배도 많이 했어요. 스트레스가 많기도 했고요. 한 마디로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던 거죠.” 그는 몸을 다스리는 첫 치료 방법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은 그동안 아무렇게나 섭취해 몸에 쌓인 음식의 독을 제거해내는 것으로 여겼다. 단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족생활관에서 열흘 정도 생활했으며, 동시에 매일 아침마다 담요를 덮었다가 헤쳤다가 하는 풍욕도 했다. 또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가는 냉온욕도 함께 했다. 그동안 교직생활 등에서 오는 마음의 상처들은 명상으로 하나 둘 풀어가, 마음의 스트레스도 날려 버렸다. 단식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다잡은 뒤 놀랍게도 고환 쪽의 통증은 사라졌다. 피부 증상도 마찬가지였다. 종종 고환 쪽의 통증이 다시 나타났으나, 그때마다 단식으로 통증을 잡아나갔다. 단식과 함께 류씨가 꼭 챙겼던 것은 운동이었다. 단식으로 몸 안의 단백질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어 근육을 붙잡아 두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산길을 걸어서 출근했다. 방 안에서는 팔굽혀펴기나 기구를 사용해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했다. 이를 통해 질병과 단식으로 몸무게가 70kg대에서 50kg대로 줄었지만, 팔 다리의 근육은 붙들어 둘 수 있었다. 음식도 인스턴트 음식이나 가공식품은 피했다. 채식을 주로 했으며, 당근과 같은 뿌리 채소, 상추나 배추 같은 잎 채소 등을 적절히 섞어 먹었다. 단백질은 주로 콩이나 견과류 등을 통해 섭취했으며, 초기 3년 동안은 아예 외식도 하지 않았다. “점심은 집에서 싸갔어요. 야채에 땅콩, 호두, 깨강정 등만 있으니, 다른 선생님들이 이렇게 먹고 어떻게 사냐고 궁금해 하더라고요.” 이런 생활은 역시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 조민자(44)씨의 도움으로 가능했으며, 요즘에는 같이 단식을 하기도 한다. 저녁 식사도 항상 아내와 함께 집에서 하고 있다. 자연과 가까이 하는 생활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있는 류씨는 환경 파괴 등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지금은 환경운동단체 회원, 유기농 도농직거래운동을 하는 ‘한살림’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는 혼자만 건강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는 우리 모두가 자연 속에서 건강해질 방법을 함께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군포/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