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1.01 17:45 수정 : 2006.02.27 15:13

“초록 쌈에 현미밥 일곱달…이젠 약 없이도 혈당조절” 채식으로 당뇨 다스리는 김기범씨

■ 채식으로 당뇨 다스리는 김기범씨

“세끼 모두 채식 및 과일 식사로 약 없이도 혈당 및 혈압 조절하고 있어요. 물론 가볍게 걷기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관리 방법이고요.”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이 나빠졌고,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뇌졸중 등을 겪었던 김기범(53·경기도 부천시 송내동)씨는 아내 유인숙(50)씨의 도움으로 채식에 푹 빠져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채식 덕에 혈당, 혈압 조절이 용이해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고구마와 제철 과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종종 콩을 갈아 같이 먹기도 한다. 고구마는 섬유질이 풍부해 포만감을 주는 것에 비해 혈당은 많이 올리지 않는다. 점심에는 검은 콩, 기장, 조, 율무 등을 섞은 현미밥을 먹는다. 반찬은 배추, 상추, 치커리, 쑥갓, 샐러리 등 쌈종류다. 된장을 곁들여 먹지만 여느 된장보다 덜 짜다. 고혈압 조절을 위해 소금을 적게 넣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도 무청, 다시마 등을 곁들인 된장국을 주로 먹는다. 이때 멸치를 먹는데, 멸치는 부부가 유일하게 먹는 고기류인 셈이다. 아내 유씨는 “칼슘 섭취를 위해서 필요할 것 같아 챙긴다”고 말했다.

식사량은 혈당에 따라 조절한다. 자가 검사를 통해 혈당이 조금 올라갔다 싶으면 바로 밥의 양을 줄인다. 이들 부부의 식사량은 별로 많지 않지만 식사 시간은 길다. 곡식을 꼭꼭 씹어서 먹기 때문이다. 김씨는 “시간을 재거나 입에 넣은 밥알을 세 보지는 않았지만 곡식류의 형태가 전혀 없을 때까지 씹어서 넘깁니다. 많이 씹을수록 이것도 운동인지 혈당이 잘 내려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후 저녁 식사는 아침과 비슷하게 과일로 채운다.

후식은 ‘가벼운 산책’…아내도 변비 싹 사라져

하루 세끼 채식으로 당뇨, 고혈압을 관리하고 있는 김기범·유인숙씨 부부. 걷기 운동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이런 식습관과 함께 걷기 운동도 이들 부부가 꼭 챙기는 건강법이다. 김씨의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해 주로 천천히 걷기를 한다. 식사 뒤에 30분~1시간 쉬고 1~2시간 동안 주변 경치를 즐기는 방식으로 산책을 한다.

채식과 운동 습관으로 7달 만에 김씨는 약 없이도 혈당과 혈압이 조절된다. 전에는 식후 혈당이 200㎎/㎗근처까지 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요즘에는 식후 120정도에 불과하다. 혈압도 약을 먹으면서도 수축기 혈압이 150mmHg 근처였지만, 현재는 110정도로 떨어졌다. 김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이 많이 나빠졌는데 이도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어 소변량에도 주의를 기울이는데, 병원에서 안정된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식 덕분에 유씨도 좋아진 것이 있다. 바로 만성변비다. 유씨는 “화장실을 언제 갔다 왔는지를 기억 못할 정도로 평생 변비를 앓아 왔는데, 채식 덕분에 깨끗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채식만 하는 경우 흔히 철분이 부족해져 빈혈이 생기지 않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부부는 “병원에서 여러 차례 검사를 했는데, 빈혈 관련 검사 수치가 모두 정상이었다”며 “골고루 채소를 많이 먹으면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아쉬움은 진작 이런 습관을 들이지 못한데 있다. 김씨는 20년 전에 당뇨로 진단받았지만, 한동안 술·담배를 계속했고 운동을 하지 않았으며 음식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담배는 15년 전쯤 끊기 전에 하루에 5갑씩 피울 때도 있었다. 지금은 65㎏에서 몸무게가 조절되지만, 당시에는 흔히 말하는 ‘술살’로 95㎏이나 됐다. 김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당뇨를 무서운 질환으로 생각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며 “혹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운동 덕분으로 다리 근육에 힘이 많이 붙고 이제 걷기에는 거의 지장이 없을 정도”라며 “오른쪽 손과 팔 등의 마비도 틀림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지금 건강한 사람이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채식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고 채식 사랑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병과 친구하기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