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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8 19:33 수정 : 2006.02.27 15:13

7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았던 양태석씨는 꾸준한 운동으로 정상인에 가까울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으며 지금은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을 돕고 있다.

■ 뇌졸중 극복한
   양태석씨

양태석(52)씨는 7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았지만 재활치료와 꾸준한 운동으로 지금은 정상인에 가까운 건강을 회복했다. 직장은 그만둬야했지만 그는 재활 경험과 투병 때 얻은 의학 지식을 인터넷(cafe.daum.net/guleumdary)을 통해 주위에 알리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환우’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양씨의 아파트를 찾아 벨을 누르니 그가 직접 문을 열어준다. 큰 수술을 받았던 환자로 보이지 않았다. 혈색도 좋다. 걸을 때 왼발이 불편해 몸이 조금 오른쪽으로 기울 뿐 걸음걸이도 자연스럽다. 식탁에 앉으니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물과 함께 건넸다. 지금도 왼손은 조금 불편하지만 냉장고를 여닫고 먹을거리를 챙기기에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변비 때문에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먹어요. 뇌졸중 환자가운데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플라스틱 숟가락을 쓰고 물을 같이 마시는 것은 유산균이 장까지 죽지 않고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혈압에 과로·과음하다… 갑자기 쓰러져 직장도 그만뒀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같은 환자 돕고…
경험과 지식 담은 책까지 펴내

양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은 1998년 12월1일. 오랜 과음과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양씨는 당시 농협중앙회 농특산가공부 차장이었다. 지역 농협에 만들어진 1300개의 농산물 가공공장을 관리하는 일이 그의 업무였다.

“그해 여름 농협은 감사원 감사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 과로와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던 것 같아요. 쓰러질 즈음에는 가공공장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큰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퇴근 뒤 안방에서 옷을 벗다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쓰러지기 열흘 전부터 그는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여서 병원을 찾았으나 의사는 디스크로 진단하고 진통제 주사를 놓아줬다. 그래도 통증은 멎지 않았다. 회사 의무실에서는 감기라며 진통제가 든 약을 줘서 먹었으나 증상은 여전했다. 수술을 하고 나서야 뇌혈관 3곳이 터져 머리에 피가 고여 통증이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뇌졸중이 갑자기 오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그전부터 혈압이 높았었는데 그냥 지냈습니다.”

그는 1995년께부터 혈압이 크게 오르곤 했다. 함께 일하던 부서의 상사로 인해 마음 상할 때가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때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니 혈압이 130~170정도가 나왔다. 그 뒤부터 과음한 다음날은 혈압이 높아졌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먹고 다음날 해장술까지 먹곤하던 그에게 아내 임진순(48)씨는 “1년 366일 술을 먹는다”고 핀잔을 주곤 했지만 1주일쯤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혈압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한다고 해서 겁이 나서 먹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큰아버지께서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더라구요. 그때부터 관리를 했으면 지금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

양씨가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고혈압에 대한 정보를 올려놓고 있는 것도 예방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고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뇌졸중 환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도 올라있다.

양씨는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관리를 제대로 않으면 혈압이 높아져 뇌출혈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술 뒤 국립재활원, 한방병원 등 9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은 뒤 퇴원 때 지팡이를 짚고 혼자 설 수 있었던 그는 하루 2시간 이상 산책을 하고 집안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해 지금은 보조기구 없이 혼자 걸어다닌다.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온열치료기, 철봉, 자전거 등 집 안에 마련한 운동기구를 사용해 하루에 3~4시간씩 운동을 한다. 혈압은 60~100으로 정상인보다 오히려 낮다. 혈압약도 점차 줄여 3년전부터는 완전히 끊었다.

음식도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자녀들이 닭고기나 족발 등 육류를 배달시키면 함께 둘러앉아 먹는다. 소주도 맥주잔으로 한 컵 가량 마신다. 그는 “술이 달게 느껴지는 만큼 적당한 알콜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양씨는 한 언론사의 투병수기 공모에 당선된 뒤 자신감을 얻어 투병수기와 건강 정보 등을 담은 책 <사랑의 마음 가득히>를 펴내기도 했다.

“뇌졸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저의 경험이 그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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