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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5 18:24 수정 : 2006.02.27 15:13

한국당뇨협회 김태명 이사는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당뇨를 관리해 얼마전부터 인슐린 주사와 혈압약을 끊었다. 사진은 지난 9일 도봉산에서 열린 협회 산하 한마음산악회의 월례 등반대회에 참가했을 때의 모습. 한국당뇨협회 제공

■ 당뇨병 조절하는
   김태명씨

한국당뇨협회 김태명(59) 이사는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당뇨병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 이사는 만나는 사람마다 스스로 관리하겠다고 마음먹고 지금 바로 행동에 옮기라고 권한다.

김 이사의 이런 확신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 역시 당뇨를 앓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얼마전부터 인슐린 주사를 더이상 맞지 않으며, 저녁 식사를 한 뒤 1정씩 먹던 경구혈당강하제도 더이상 먹지 않는다. 주치의로부터 혈압약을 끊어도 된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자신의 당뇨병 관리의 경험을 <월간 당뇨> 11월호부터 ‘다시 쓰는 나의 당뇨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고 있다.

김 이사가 자신이 당뇨임을 안 것은 21년전인 1983년. 38살 한창 일할 나이였다. 가발과 봉제 사업체를 운영해 제법 돈도 번 그는 전자 분야로 업종 전환을 준비중이었다. 사업가들이 그렇듯 그도 일 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했고 당연히 술을 달고 살았다. 밤을 새는 술자리도 많았다. 술자리에서 소주 1~2병은 기본이었고, 담배도 하루에 1~2갑씩 피웠다.

한창 일할 나이에 찾아온 병… 하루 12km 걷고 밥 1/4로 줄여
지금은 약도 주사도 필요없어

그러던 어느날 몸에 이상이 왔다. 오후만 되면 나른하고 피곤했다. 처음에는 과로 탓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번에는 갈증이 심해졌다. 하루에 10리터 이상 물을 마셔도 목이 계속 말랐다. 소변도 잦아졌다. 식사량은 늘었지만 85㎏이던 몸무게가 일주일만에 7㎏이나 줄었다. 주위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더니 당뇨라고 했다. 혈당치가 정상의 두 배가 넘는 350㎖/dl이나 됐다. 자신에게 나타난 현상이 당뇨의 3대 증상인 다음, 다뇨, 다식이란 것도 알았다.

김 이사는 새로 하려던 사업을 접고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인슐린 치료로 혈당을 낮추고 퇴원 때 의사의 권유로 자가혈당측정기를 사 집에서 혈당을 체크했다. 그때는 당뇨가 지금처럼 흔한 병이 아니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다. 혼자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당뇨병에 대해 공부했다. 당뇨는 한번 걸리면 평생 가는 병이었다.

“속상하고 힘들었습니다. 주위에서 민간요법을 많이 권해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돈만 많이 날렸구요.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혈당치를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당뇨를 알게 되면서 치료법도 스스로 선택했다. 약은 평생 먹으면 아무래도 간에 부담이 갈 것이라 생각해 인슐린 주사를 선택했다. 그는 지금도 자신이 잘 선택했다고 여긴다. 당뇨로 이런저런 인연도 맺어졌다. 병원 부근의 의료기 상점에서 <월간 당뇨>라는 잡지를 알게 됐고 그를 통해 당뇨협회가 만들어진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당뇨인 산악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김 이사는 당뇨를 많이 알게 되면서 자만심에 관리가 소홀해졌다. 운동도 제대로 않고 가끔씩 술까지 먹기 시작한 것이다. 체중이 95㎏까지 늘었고 허리둘레가 42인치까지 됐다. 혈당량도 높아져 인슐린 투여량도 크게 늘려야 했다.

“명색이 당뇨협회 총무이사 체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관리에 들러갔지요.”

김 이사는 지난 6월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요법을 시작했다. 운동은 빨리 걷기를 선택했다. 학교 운동장을 도는 것은 운동 효과가 적어 15도 가량 경사진 도로를 세 차례 왕복한다. 이렇게 12㎞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25분 가량.

식사량도 크게 줄였다. 밥을 평소의 1/4로 줄이고 식단은 채식을 주로 한다. 별다른 식단을 차리는 게 아니라 평소 가족들이 먹는 반찬 가운데 녹황색 채소를 많이 먹는다. 그렇게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작한 지 4개월쯤 지나자 다시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무게는 77㎏가량으로 줄었고 혈당치도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얼마전부터는 인슐린 주사도 중단했다.

그는 요즈음 자신이 당뇨 때문에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친구 몇몇은 건강만 믿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 간이 나빠져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그에게 당뇨는 건강한 삶에서 탈선하지 않도록 쓴소리를 해주는 조언자같은 역할을 한다.

“당뇨는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돈도 크게 들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만 제대로 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한국당뇨협회 080-900-1119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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