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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3 16:57 수정 : 2006.02.27 15:10

■ 심근경색 앓았던 선호균씨

“죽을 고비를 한 번 넘겼다는 생각입니다. 심근경색을 앓은 뒤 건강은 물론 제 삶 자체를 아주 꼼꼼히 챙기게 됐어요.”

한신대 특수대학원 교학과에 근무하는 선호균(49·경기도 군포시 광정동)씨는 6년 전 심근경색이 생겼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처음 증상은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이었다. 인절미 등으로 점심 식사를 한 뒤 30분쯤 지났을 때라 체한 것으로 여겼다. 대수롭지 않은 소화 불량으로 여겨 손가락을 넣어 토를 해봤으나 통증은 여전했다. 어지럼증도 왔고, 얼굴도 창백해졌다. 집에 돌아온 뒤까지 증상이 계속되자 그는 큰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심전도를 비롯한 몇 가지 검사 뒤에 심근경색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세 군데 모두 막혔다는 것이다. 곧장 수술을 통해 관상동맥을 넓혀주고 우회로를 만들었다.

“담당 의사가 하늘이 도왔다고 하더군요. 처음 증상 나타난 지 7시간 뒤에 병원을 찾아 살아난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말하더라고요. 퇴원한 뒤에는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살기로 했지요.”

선씨는 생활 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먼저 직장에서 건강검진 때 피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던 것을 교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운동, 식사 조절, 금연, 금주 등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것은 모두 다 실천하기로 했다.

6년 전 관상동맥 수술 뒤
‘다시 태어난’ 맘으로
10가지 건강습관 실천
이젠 마라톤 도전도 꿈꿔

담배는 당장 끊었다. 술도 소주 한두 잔 정도로 줄였다. 그는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았지만 한번 입에 댔다 하면 폭음을 하곤 했었다. 식단도 청국장과 채소 위주로 바꿨다. 육식을 끊은 것은 아니지만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했다. 밥의 양도 평소보다 반으로 줄였다. 흰 쌀밥은 현미, 콩, 보리 등이 든 잡곡밥으로 바꿨다. 요즘에는 고등어 같은 생선을 잘 챙겨 먹는다. 점심도 집에서 싸갔다. 이 때는 주로 생청국장을 밥 위에 얹어서 먹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청국장이 없으면 밥을 먹기 싫어질 정도가 됐다.

운동은 특별히 시간을 내는 대신 자동차 운전을 그만 두고 출퇴근 시간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 걷기를 생활화했다. 출근 시간에만 30~40분은 걸을 수 있었다. 요즘에는 부서를 옮겨 지하철 근방의 사무실로 출퇴근하면서 걷는 시간이 줄었다. 그래서 산을 오른다. 올해부터는 뛰기도 시작했다. 10km 정도는 쉽게 뛸 수 있게 됐다. 뛸 때는 심장 박동을 재는 기계를 착용한다. 맥박 수가 150정도까지 올라가는데, 160을 넘으면 운동량을 줄인다.

“담당 의사가 허락한다면 내년에는 단축 마라톤 대회에도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어요.”

식사 조절과 걷기 운동 등으로 1년 만에 몸무게를 70kg에서 10㎏ 줄였다. 체중은 지금도 60㎏을 유지하고 있다. 과체중에서 정상 범위의 몸무게로 오면서 혈압과 피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으로 조절됐다.

선씨가 이런 건강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힘은 그의 수첩에서 나온다. 그는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여기는 10가지 건강 습관을 만들어 수첩에 적어놓고 실천 여부를 점검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급한 일이 생기면 건강을 돌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할 건강 습관을 적어놓고 체크해 가면서 지키고 있어요.”

10가지 건강 습관은 대부분 10분 안에 실천이 가능하다. 직장에서 업무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한 가지씩 한다. 예를 들면 스트레칭, 아령체조 등이다. 출퇴근 길에서는 걷기, 지하철에서 책 읽기 등을 한다. 집에서는 처음 10번에서 시작해 100번까지 는 팔굽혀펴기를 하고, 윗몸일으키기 60번, 요가 10분, 매일 일기쓰기, 성경책 읽기 등을 한다. 평소 하고 싶었던 악기 연주도 시작해 클라리넷도 날마다 20분 정도 연주한다.

그는 요즈음 생활이 20대 청년시절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차다고 한다. 지난 10월에는 건강한 삶을 되찾은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지리산을 다녀 오기도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살았더라면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일도 없었을 거예요. 건강을 지키는 일을 가장 먼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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