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03 18:31
수정 : 2017.09.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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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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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의 직선타구】
봉황대기 고교야구 결승 명승부에 오점
오심이 승패 영향…심판이 되레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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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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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저녁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충암고와 야탑고의 결승전은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야탑고 이승관과 충암고 김재균의 좌완 선발투수 맞대결은 프로야구 못지않게 수준 높았다.
이 경기는 야탑고의 2-1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바로 강신우 3루심의 결정적인 오심과 그 이후에 보인 태도 탓이다. 충암고는 1-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양우현이 3루 땅볼을 치고 상대 악송구 때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아웃됐다. 그러나 경기를 중계한 아이비(IB)스포츠 중계화면에는 명백한 세이프로 나타났다.(사진) 충암고 이영복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이 없는 고교야구에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도 사람이니 오심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다음 태도가 더 문제였다. 강신우 3루심은 이 감독과 언쟁을 벌이다 동료 심판의 만류에도 두 팔로 뿌리치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기를 중계방송하던 구경백 위원이 “심판이 흥분하면 안 된다. 강신우 3루심 이러면 안 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정찬우 캐스터도 “방송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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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도에서 본 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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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인터넷 중계방송 댓글에는 강 3루심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멀리서 봐도 명백한 오심인데 심판이 뭘 잘했다고 오히려 이성을 잃고 흥분하느냐”며 혀를 찼고, 또 다른 누리꾼은 “어린 선수들 가슴에 평생의 한을 남겼다”고 꾸짖었다.
무사 3루라는 절호의 동점 기회를 날린 충암고는 다음 타자 김동호가 곧바로 중전안타를 쳤다. 충암고로선 땅을 칠 노릇이었다. 오심 하나가 이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충암고는 이 대회에서 1977년, 1988년, 1995년, 2007년 등 4차례 정상에 오른 야구 명문이다. 이번에 우승했다면 북일고와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5회)으로 봉황 역사가 바뀔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심판의 결정적 오심과 볼썽사나운 태도는 ‘축제’에 큰 오점이 됐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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