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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5·31제주지사후보인터뷰] 열린우리당 진철훈
국공유지 50년 임대제 도입 4·3은 특수사건…형평 거론 잘못
김태환 후보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닷새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던 진철훈 열린우리당 후보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새시대에 맞는 정치문화 개혁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지금 이대로 가다간 제주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지방권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의 미흡한 부분은 무엇인가?
=특별자치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기 위해 특별한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별법은 폭넓은 권한을 넘겨받았지만 연방제 수준의 권한이양은 아직 부족하다. 도민의 합의와 지방정부의 판단으로 규제의 신설과 폐지를 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의 확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감사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촉구하겠다. 개방형 임용을 확대하고,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주민참여의 실효성을 기하기 위해 주민자치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민자유치를 위한 방안은?
=제주도에는 이미 투자진흥지구가 정해지면 법인세를 3년간 100% 완화해 주고 다시 2년간 50% 완화해 주는 제도가 있다. 중요한 부분은 토지 제공을 통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국공유지에 대한 50년간 장기임대제도를 도입하겠다. 무역투자진흥공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종전의 정무부지사 아래의 서울사무소 대신에 투자유치 담당 부서를 도지사 직속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보존과 개발의 문제가 상충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개발과 환경보전의 문제는 제주발전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남제주군 안덕면에 신화역사공원 123만평 가운데 38%인 곶자왈 47만평을 보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천연원시림이 있어야 신화역사공원의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최근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 파문은 이런 점이 부족했던 것이다. 개발과 보존의 문제는 지역주민과 도민들의 의견을 충실히 들어야 한다.
※평화재단 설립과 생계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견해와 평화의 섬 실천방안은?
=정부가 다른 과거사 사건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4·3은 진상조사보고서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한국전쟁 이전인 미군정기에 발생해 3만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특별한 사건이며, 전국적으로 유사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타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4·3문제의 해결은 특별자치도와 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도의 비전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 평화의 섬의 실천방안으로 제주평화대회를 유치하고, 오키나와, 히로시마·나가사키, 대만, 난징, 광주, 거창 등을 연결하는 지역별, 국가별 평화·인권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 ※교육과 의료개방은 불가피하지만, 단계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초·중등 교육시장 개방은 안된다. 다만 대학교육 시장의 개방에 한해 지역의 전략산업 육성과 관련 있기 때문에 찬성한다. 또 의료 서비스의 격차는 현재 의료보험 중심의 공적 의료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으로 제주지역 농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내 산업구조는 1차 산업 비중이 지역내 총생산의 14.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때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지역 농업생산액의 51%를 점유하는 감귤산업이 몰락하면 지역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 감귤을 예외품목으로 지정하는 게 1차 목표이다. 또 오렌지 생과와 농축액 수입에 따른 정부의 관세수입이 연평균 1000억원을 넘고 있으나 감귤산업에 대한 국고예산지원은 8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관세 수입은 전적으로 제주도민의 몫이 돼야 한다. 이밖에 1차 산업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수립하겠다. ※인구와 경제의 제주시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산남지역에 문화공간과 생활시설을 집중 투자하고, 도로시설 및 교통망의 확대 개편 등으로 지역균형 발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향후 제주도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제주시 이외의 지역으로 입주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 제주시에 위치해 있는 공공기관 중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타지역으로 분산하고 제주시 이외의 지역에도 교육과 의료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김태환 후보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공천과정에서 극단적인 방법으로 단식농성을 벌인 데 대해 도민들의 이해를 구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과거의 사회운동이 민주화운동이었다면, 지금은 중앙의 권력에 대한 자치권 확보운동이다. 김 후보의 입당 파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정통성 있는 후보로서 도민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생각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서울시 ‘일 잘하는 간부’…당 태도·단식농성 영향 미지수
진철훈 후보는 누구 진 후보는 3월10일 일찌감치 출마 예정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열린우리당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그러나 중앙당의 후보 확정이 늦어지고 김태환 후보의 입당 파문이 일자, 지난 4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후보 공천을 관철시켰다. 기술직 관료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진 후보는 상암구장 건설단장과 도시계획국장, 주택국장을 역임했다. 2004년 6·5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도지사에 출마했으며,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진 후보는 2004년 서울시에서 ‘가장 일 잘하는 간부’ 공무원으로 선발되기도 할 정도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상암구장 건설단장으로서 월드컵경기장 건설을 한 것을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지난해 3월 건교부 산하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해 ‘7대 선도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건설에서는 합동위령제 아이디어를 냈고,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는 토지보상문제를 협의하는 데 조정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천 확정 이전 중앙당이 보여준 진 후보에 대한 태도와 단식농성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그는 로또 복권 수익금 등을 활용해 해마다 고교 졸업생 100명을 해외유학생으로 선발해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시 도심재개발타운 조성 △서귀포시 웰빙타운 및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지역별 특용작물 그린타운 조성 △내국인 관광객 이용 카지노 유치 △여성 정무부지사 발탁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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