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04 19:55
수정 : 2012.10.17 17:06
[토요판] 키워드 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청계광장에서 다시 열렸다. 이른바 ‘광우병 촛불시위’의 도화선이 된 2008년 5월2일 첫 집회에는 1만명이 왔고, 이번에는 3000명이 모였다. 당시 촛불시위는 한달 만에 참가자가 100만명으로 불어나면서, 신생 이명박 정부에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다. 촛불시위가 일단락되자마자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이 진행됐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단체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다.
미국의 광우병 소 발견 소식에도 아직 정부는 검역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청와대와 협의 과정에서 물러섰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트라우마는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세종로를 메우곤 청와대로 따지러 가겠다는 시민들)를 동반하고 그 이미지는 장기 기억(4년이 지났다)된다고 한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그 원인을 해소해 극복하거나, 그때마다 임기응변으로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다. 정부의 태도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우리 정부, 트라우마를 아직 못 지운 거야? 정말 그런 거야?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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