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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07 20:08 수정 : 2012.12.28 21:06

김종철 정치부 기자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안철수와 손잡은 문재인의 추격
마지막 공개 여론조사결과 주목

안철수가 다시 대선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후보직을 사퇴한 안 후보는 6일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 정권교체의 대열에 나타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난 뒤 밝힌 일성도 “오늘이 대선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였다. 실제로 그는 회동 다음날인 7일 부산에서 문 후보와 공동유세를 벌였다. 문재인 승리를 위한 지원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안철수의 복귀가 대선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안 전 후보가 빠진 상태에서의 대선 흐름은 ‘박근혜 우세’였다. 그가 사퇴한 직후인 지난달 26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 후보를 3%포인트 안팎으로 앞섰다. 안 후보가 사퇴하기 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다자대결 때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45%, 박 후보는 39%였다. 아름답지 못한 단일화로 안철수 표가 상당히 이탈했던 셈이다. 선거전이 시작된 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국갤럽의 5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 46% 대 문 후보 41%였다. <한국방송>(KBS)의 5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 44.9%, 문 후보 37.4%였다. 격차가 7%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물론 이러한 수치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같은 시점의 조사라도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많을 뿐 아니라 지지율이 바닥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도 사실 의문이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각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었을 때는 0.6%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충남과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야당 후보가 여론조사의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다.

여론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지지율 추세다. 누가 상승 흐름을 타는가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공식 선거전에 들어갈 즈음에 지지율이 앞선 후보가 모두 승리한 것도 여론 흐름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과 유사한 점이 많은 2002년 16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후보 등록 직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율에서 앞질렀다. 투표 전날 정 후보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여론조사에서는 뒤졌으나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었던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와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가 이겼다.

문재인(왼쪽)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정동 한 음식점에서 단독회동을 마친 뒤 손을 맞잡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의 선거전 가세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까닭도 지금까지의 흐름을 바꿀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등판으로 ‘박근혜 우세’ 흐름이 일단 꺾일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겨레>의 3일 발표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가 지원할 경우 문 후보는 47.7%, 박 후보는 43.1%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의 6일 조사(문-안 회동 이전)에서도 안 전 후보가 적극 지원할 경우 문 후보가 43.7%로, 박 후보(42.9%)를 근소하게 앞섰다.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에 실시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하거나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뒤쫓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만약 많은 조사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 박 후보는 이기다가 하루아침에 기세가 밀리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설령 박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면 문 후보는 막판에 추격해서 역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더구나 다음주 목요일인 13일부터는 결과를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여론조사는 유권자들한테는 마지막이다. 그만큼 조사 결과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러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판세 역전은 실제적인 민심 흐름이 있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안 전 후보가 얼마나 열성적으로 돕느냐에 달려 있다. 누가 봐도 ‘정말로 안철수가 최선을 다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가 아니면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다. 판세를 만들어 끌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후보에게 달렸다. 문 후보 자신이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면 아무리 지원이 강해도 상승 흐름을 타기는 어렵다.

김종철 정치부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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