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06 09:52
수정 : 2019.04.08 15:12
[토요판] 커버스토리
급성장하는 승차공유 1위 업체
‘고용의 우버화’ 등 플랫폼노동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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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승차공유 플랫폼 업체인 우버는 2008년 고급 리무진 서비스 업체로 시작한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의 한국어 앱 화면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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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종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자는 ‘우버’이며, 상대편은 ‘택시’라는 얼간이입니다.”
기업가치가 136조원에 세계 65개국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는 지금의 ‘우버’를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한 우버의 전 최고경영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특히 택시회사나 택시를 옹호하는 공무원을 공공연하게 조롱해 자주 입길에 올랐다. 캘러닉은 공격적 경영으로 전세계 택시회사와 규제당국과의 일전을 벌였고, 대부분 승리했다. 소비자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버는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스마트폰으로 차를 호출하는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개릿 캠프였다. 전화로 택시를 호출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던 캠프는 당시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애플 아이폰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는 시스템을 떠올렸고, 이런 아이디어를 실현한 ‘우버캡’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기서 ‘캡’은 영어로 택시를 뜻하지만, 초기 우버캡은 등록된 기사가 등록된 리무진을 운전하는 고급 리무진 서비스였다. 우버가 ‘우버 엑스(X)’를 내놓으며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운행하는 현재의 승차공유 플랫폼이 된 것은 2012년 경쟁자인 ‘리프트’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우버 성장의 비결로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가장 인근에 있는 차량이 ‘강제배차’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대부분 도시에서 신용카드로 요금을 받아 결제를 편리하게 만든 점, 수요·공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요금을 적용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도시 교통환경 등에 맞춰 우버 엑스(승차공유), 우버 블랙(리무진), 우버 풀(합승)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성장 배경이다. 우버는 차량 서비스에서 나아가 음식배달 서비스(우버 이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택시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며 거론된 요소들이 이미 거의 우버에서 실현된 셈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정치권 인사들은 이런 이유에서 ‘우버형 택시’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우버는 각 나라에 진출할 때마다 현지 택시업계, 규제당국과 큰 마찰을 빚었다. 기사의 열악한 노동조건도 계속 지적되는 이슈다.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리지만, 플랫폼 노동자를 양산하는 데 가장 일조한 기업이기도 하다. 우버는 기사가 받는 수수료율 등 대부분의 노동조건을 통제하면서도 기사와 고용관계를 맺지 않는다. 학계에선 플랫폼 노동의 확산을 가리켜 ‘고용의 우버화’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우버는 지난 2일부터 서울에서 중형택시 호출 서비스(‘우버 택시’)를 확대했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우버에 등록한 인근에 있는 개인택시가 강제배차되지만, 미터기 요금만 받는다. 등록한 기사가 다른 기사를 추천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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