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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13 20:05 수정 : 2012.11.20 10:20

한국 볼링 사상 첫 ‘3연속 퍼펙트(900점)’를 기록한 최태승이 13일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안양/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별별스타]
볼링 사상 첫 3경기 연속 만점 최태승

청소년 대표선수 선발전서 ‘깜짝 행진’
36차례 연속 스트라이크…세계 3번째
“정신력 보강땐 아시아경기 금메달감”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 탄천볼링경기장. ‘2012 청소년 대표선수 선발전’ 무대는 갑자기 술렁거렸다. “와~ 이거 오늘 한국 볼링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 나오는 거 아냐?” 대한볼링협회 관계자와 팬들은 흥분을 애써 가라앉힌 채 숨을 죽이며 한 선수의 마지막 샷을 주시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실업 1년차로 국가대표 상비군인 최태승(21·부산광역시청). 앳된 얼굴의 그는 5번째 게임의 마지막 12번째 샷을 하기 위해 레인 앞에 섰다. 성공하면 300점 만점의 ‘퍼펙트’다. 그런데 그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다. 앞서 3, 4번 게임에서도 퍼펙트를 기록했기에 3게임 연속이 완성된다.

오른손을 떠난 공은 힘차게 굴러 맨 앞 1번 핀과 바로 뒤 오른쪽 옆 3번 핀을 치고 중앙으로 꺾어 파고들더니 10개의 핀을 줄줄이 꼬꾸라뜨렸다. 300점 만점. 한국 볼링 5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3연속 퍼펙트’(900점 만점) 신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주위에서 함성을 지르고 난리가 났는데, 순간 멍해서 아무 소리도 안 들렸어요. 붕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았거든요. 운도 따라준 것 같아요.” 13일 오후 청소년대표 선발전 결승 5일차 경기가 열린 경기도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만난 최태승은 감격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공식경기 때 3연속 퍼펙트는 세계에서도 이번까지 고작 세번 나온 대기록이다. 1게임당 12번, 총 36차례 공을 던져 360개의 핀을 남김없이 쓰러뜨려야 한다. 볼링 종주국 미국과 일본에서 1차례씩 나왔을 뿐이다.

“그날 첫번째 게임에서는 150점, 두번째 게임에서는 190점으로 부진했어요. 근데 3번째 게임부터 신기하게 다 스트라이크가 되더라고요. 4번째 게임에서 한번은 공이 1~2번 핀을 쳐 스트라이크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행운이 따랐어요. 뭔가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최태승을 지도하는 최장석 부산시청 감독은 “한국 볼링이 이미 종주국 미국의 프로볼링 수준으로 근접해 있는데, 이런 대기록이 아마추어인 태승이한테 나올 줄 몰랐다. 차세대 한국 볼링 간판스타다”라며 칭찬했다.

서울 신림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최규식)를 따라 볼링장에 갔다가 볼링과 인연을 맺은 최태승이 공식경기 퍼펙트를 기록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6차례. 비공식까지 합하며 50번 정도다. 2010년 전국대학생볼링대회 3인조 티브이(TV)파이널 결승전에서도 부천대학 소속으로 팀 동료 김준수·진효성과 함께 퍼펙트를 달성했다. 초등 6학년 때 딱 일주일 연습하고 제1회 서울시교육감배 초등부 볼링대회에 출전해 2위에 입상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났다. 볼링광인 아버지도 만 60살의 나이에 현재 화성시 시니어부 선수로 뛰고 있다. 부전자전이다.

1m84, 86㎏으로 신체조건이 좋다. 지난 2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청소년볼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개인전, 2인조, 4인조, 마스터스 우승)에 오르며 한국의 종합우승을 이끌었다. 최장석 감독은 “덩치가 좋고 감각도 뛰어나다. 아직 어리다 보니 정신적인 면이 약한데 이 점만 보완하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재목감이다”라며 가능성을 크게 봤다.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1위로 밀려 한 끗 차이로 아쉽게 광저우에 못 갔어요. 금메달 따는 선수들 보고 많이 부러워했는데….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꼭 뽑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는 금메달 2개 이상은 딸 겁니다.” 한국 볼링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의 꿈이다. 안양/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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