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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21 19:56 수정 : 2013.05.21 22:23

19일 인천유나이티드의 안재준이 인천축구 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별별 스타ㅣ ‘골 넣는 수비수’ 프로축구 인천 안재준

공격수 제치고 팀내 득점 1위
“수비수라 수비수 허점 잘 알죠
팀에 도움 되고 좋잖아요 허허
태극마크 다는 꿈도 꿉니다”

자로 잰 듯 정확한 이천수의 프리킥이 골문 가까이 온다. 어느 틈에 공격 진영까지 올라와 있던 중앙수비수 안재준(27)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우리 골문 앞에선 내가 차단해야 했던 상황이다. 상대의 숨어 있는 빈틈이 보인다. 186㎝의 큰 키를 폴짝 뛰어 공에 머리를 댄다. 살짝 방향이 바뀐 공이 그물을 퐁당 두드린다.

1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경기, 인천의 중앙수비수 안재준은 본인에겐 인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00번째 경기이기도 했던 이날 결승골을 뽑아내 팀에 1-0 승리를 가져다줬다. 이날과 같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올 시즌에만 3골을 넣었다. 2008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인천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그가 6년 동안 기록한 6골 가운데 절반이 최근 나왔다. ‘골 넣는 수비수’의 위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축구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김봉길 인천 감독이 설명하는 안재준을 2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만났다.

“수비니까 무실점이 우선 목표이지만, 기회가 나면 득점으로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수비수가 포인트를 올리는 거, 팀에도 좋잖아요. 허허.”

세트피스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그의 득점 비결이다. “비디오도 보고, 조언도 들으면서 연구했죠. 세트피스 때의 움직임, 수비를 따돌리는 방법 같은 걸요. 제가 수비할 때 뭐가 힘들었는지도 떠올리면서요.”

서울 난우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강릉농고 1학년 때까지 중앙공격수로 활약했다. 규모가 작은 도대회이지만, 고교 1학년 땐 고교축구대회에서 득점왕에도 올랐다. 2학년 때 “키 큰 수비수가 필요하다”는 감독의 권유로 수비수로 전향했다. 바뀐 포지션에도 금세 적응해 2006년 전국대학선수권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실제 고향은 서울이지만, 인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K리그에서 팀 분위기가 최고”라며 엄지를 올린다. “편안한 분위기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세요. 제가 그리 이름 있는 선수도 아니었는데 1순위로 지명해주셨죠. 좋은 기량을 갖고도 프로에서 실패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제가 프로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요. 인천 옷을 입지 않았다면 6년 동안 경기에 꾸준히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2011년, 2012년에는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돼 뛰기도 했다. “솔직히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프로에겐 흔한 일이니 받아들여야 했다”던 그는 2011년 전남을 최소 실점팀(29골)으로 이끌었다. 올해는 인천에 돌아와 공수 양면에서 빛을 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한다.

겸손한 말씨지만 축구 선수로서의 목표는 분명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가는 것. “유명해지고 싶단 욕심은 없어요. 하지만 국가대표는 어릴 때부터의 꿈이에요. 더 노력해야죠. 팀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인천/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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