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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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한겨레·중앙일보, ‘박대통령 지지율 하락’ 사설 비교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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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24 20:46
수정 : 2016.10.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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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코리아 브이아르(VR) 페스티벌을 방문해 케이티(KT) 전시관에서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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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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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한겨레 사설] 대통령, ‘최저 지지율’ 의미나 아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취임 이후 최저치인 26%로 떨어졌다. 특히 여론의 지표라 할 서울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고작 18%에 머물렀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말을 붙이기조차 민망하다. 국민과 완전히 유리된 대통령, 국민 대다수의 손가락질을 받는 국가원수가 지금 박 대통령이 처한 초라한 현주소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최근 잇달아 터져 나온 각종 추문이 직접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최순실,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등 권력의 분탕질에서 풍겨 나오는 역겨운 냄새에 대다수 국민이 눈살을 찌푸린 결과다. 하지만 넓게 보면 그런 사건은 하나의 결정적 계기일 뿐, 지지율 수직 하락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한꺼번에 터진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각종 악재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던 ‘콘크리트 지지율’이 급격히 허물어진 것은 박 대통령이 마주한 총체적 위기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지지율 추락을 받아들이는 박 대통령의 태도다. “일시적 현상”이라느니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을 한다”는 따위의 말을 청와대 관계자들은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국민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바로 이런 태도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불통과 오만인데도 전혀 바뀔 기미가 없다. 청와대가 요즘 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의 지지 받기를 아예 포기한 정권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모든 일을 우격다짐으로 깔아뭉개고, 숨기고, 윽박지르기에만 골몰한다. 최소한의 상식도 외면한 막가파식 국정운영이다. 대통령 지지율 반등 따위는 체념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 상태가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행동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마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등을 돌릴 정도다. 그러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앞으로도 계속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할 것이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국정운영의 근원이자 동력이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를 뒷받침해주는 힘은 국민의 성원과 지지뿐이다. 그런데 지금 박 대통령은 그것을 포기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가 없는 상태에서 국정은 헛바퀴만 돌고 나라는 미래를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박 대통령의 비극이 아니라 나라의 비극이다.
[중앙일보 사설] 박 대통령이 새겨야 할 ‘최저 지지율’ 의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인 26%로 추락했다. 어제 한국갤럽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 조사 결과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연말정산 파동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올 총선 직후 등 정치적 위기 때도 29%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그런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하다 마지노선을 찢고 26%로 내리꽂혔으니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민 지지율은 대통령 국정운영 동력의 핵심 요소다.
법이나 예산, 행정으로 나라가 굴러가는 것 같아도 적절한 지지율이 엔진 오일처럼 주입되지 않으면 국정은 뻑뻑해지고 여기저기 소리 나다가 급기야 멈추고 만다. 이런 상황이 임기 말에 겹치면서 권력 내부와 행정의 저변은 말을 안 듣고 국민 호응과 공감은 사라져 버리는 극심한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집권 4년차 4분기에 박 대통령이 받은 26% 성적표는 같은 시점의 노무현 대통령(12%)보다 높지만 이명박(32%)·김대중(31%) 대통령보다 낮다.
박 대통령은 이 수치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돌이켜보면 4·13총선 참패 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민심을 외면했다. 편협한 인사와 경직된 정책, 일방적 소통을 반성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정치에서도 하는 짓마다 국민 밉상인 친박 세력에 의존할 뿐 집권당·야당과 국정을 함께 논하는 협치(協治)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대통령이 구중궁궐 깊은 곳에 스스로 고립시키고, 그 앞에선 오직 복종만 있을 뿐 직언은 곤란하다는 청와대 풍토는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냉혹할 정도로 주변 관리에 엄격했던 박 대통령이 어느 순간부터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시중에 비선실세로 통하고 있는 최순실씨 같은 사람을 감싸고돈다는 평판이 형성된 것도 치명적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원칙과 신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런 원인들이 누적돼 26%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우병우나 최순실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친박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앞에 닥친 미증유의 경제·안보 복합위기의 파도를 타고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논리 대 논리]
한겨레 “최근 잇달아 터진 추문 직접적 영향”…중앙 “총선 참패 뒤 여소야대 민심 외면”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지율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인 동시에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이끌어갈 동력이기도 하다. 물론 여론조사를 통한 지지율 측정 방식이 지니는 특성상 일시적 현상이거나 감성적 이미지에 의존하는 가변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 조사 결과에 의하면 취임 후 최저치인 26%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정산 파동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올 총선 직후 등 심각한 정치적 위기 때도 29%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이런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한목소리로 그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원인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소 결이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은 ‘박 대통령이 새겨야 할 최저 지지율’이란 사설 제목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최저 지지율의 의미나 심각성을 환기하고자 하는 의도를 강조하고 있다.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하다 마지노선을 넘었으니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진단이다. 반면 한겨레는 ‘대통령, ‘최저 지지율’ 의미나 아는가’로 반문하는 사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적으로 보다 강한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이 정도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말을 붙이기조차 민망하다”고까지 주장한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 하락을 바라보는 중앙과 한겨레 사설의 접근 방식에 있어서 두 신문은 일단 총론에서는 같은 입장이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다소 시각차가 있다. 중앙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지적하는 반면, 한겨레는 보다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고 있다. 중앙은 “돌이켜보면 4·13 총선 참패 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민심을 외면했다”며 “편협한 인사와 경직된 정책, 일방적 소통을 반성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치에서도 하는 짓마다 국민 밉상인 친박 세력에 의존할 뿐 집권당·야당과 국정을 함께 논하는 협치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상황이 임기 말에 겹치면서 권력 내부와 행정의 저변은 말을 안 듣고 “국민 호응과 공감은 사라져 버리는 극심한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는 경고까지 덧붙이고 있다. 이에 비해 한겨레는 최근 사태를 직접적으로 거론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최근 잇달아 터져 나온 각종 추문이 직접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최순실,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등 권력의 분탕질에서 풍겨나오는 역겨운 냄새에 대다수 국민이 눈살을 찌푸린 결과”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넓게 보면 그런 사건은 하나의 결정적 계기일 뿐, 지지율 수직 하락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한꺼번에 터진 결과”라는 것이며 그동안 각종 악재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던 콘크리트 지지율이 급격히 허물어진 것은 “박 대통령이 마주한 총체적 위기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는 진단이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박 대통령 자신의 소통 방식과 국정 운영 스타일에서 찾는 데는 두 신문이 같은 입장이다. 중앙은 대통령이 구중궁궐 깊은 곳에 스스로 고립시키고, 그 앞에선 오직 복종만 있을 뿐 직언은 곤란하다는 청와대 풍토는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고 “냉혹할 정도로 주변 관리에 엄격했던 박 대통령이 어느 순간부터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시중에 비선실세로 통하고 있는 최순실씨 같은 사람을 감싸고돈다는 평판이 형성된 것도 치명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원칙과 신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문제는 지지율 추락을 받아들이는 박 대통령의 태도에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일시적 현상이라느니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할 일을 한다는 따위의 말을 청와대 관계자들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 바로 이런 태도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불통과 오만인데도 전혀 바뀔 기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박 대통령에게 중앙은 “우선 우병우나 최순실 문제를 정리해야 하고 친박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지만 한겨레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를 뒷받침해주는 힘은 국민의 성원과 지지뿐인데 지금 박 대통령은 그것을 포기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런 상태로는 미래를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나라의 비극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로 끝을 맺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추천 도서]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최정묵 지음, 한스컨텐츠 펴냄, 2016년
데이터 밑바닥에 숨어 있는 본질, 즉 사람의 마음을 캐내는 데 필요한 지혜를 일러주는 책으로 성향 분석, 상황 분석, 관계 분석으로 분류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터에 내포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일러준다.
[추천 도서]
그들이 한국의 대통령이다
김병문 지음, 북코리아 펴냄, 2012년
이 책은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의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재임 중 주요 정치적 사건을 통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나 에피소드 등을 다룬 책으로 취임 후 최저 국정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역대 모든 정권이 매우 중요시했던 관심사였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한 자신과 전체 국민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항상 높은 관심도를 보여왔다. 전체 국민 중 일정한 기준에 의해 표집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평가치는 아니지만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매우 유용한 조사자료이다. 표집이나 조사 과정, 통계 방법 등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과학적인 설명력이 높아지면서 결과치에 대한 신뢰도 또한 크게 향상되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한국 사회 전체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바로 대통령 국정지지도라는 통계 수치가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매우 공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서 좀처럼 주변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정지지도가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정 운영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를 둘러싼 온갖 추문과 비리 혐의가 불거진 것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0월18~20일 전국 성인 1018명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25%로 집계됐으며, 전통적 지지층으로 통하는 60대 이상에서도 지지도 하락세가 나타나 상황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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