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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7 06:00 수정 : 2019.05.07 11:02

보트 창고에서 실시한 부력 비행기의 첫 시험비행.

스코틀랜드 연구진, 부레 원리 이용 개발
공기 팽창-수축 반복 통해 앞으로 전진
엔진 필요 없고 에너지는 태양전지로

보트 창고에서 실시한 부력 비행기의 첫 시험비행.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아래쪽과 위쪽 공기 압력 차이가 만들어내는 양력으로 하늘을 날아간다. 공기를 빠른 속도로 가르면서 가기 위해선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 그런데 엔진이 필요없는 부력으로 나는 비행기가 선을 보였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하일랜즈앤아일랜즈대 앤드류 레이 교수가 이끄는 산학연구팀은 가변부력으로 추진력을 얻어 나는 항공기를 개발해 첫 시험비행을 마쳤다.

피닉스(Phoenix, 불사조)라는 이름의 이 비행기는 비행선에 날개를 단 형태로, 추력을 내는 엔진이 필요없기 때문에 이론상으론 무한정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시제기의 크기는 동체 15m, 날개 10.5m, 무게 120kg이다.

이 비행기의 추진력은 물고기의 부레처럼 부력을 이용해 얻는다. 물고기는 부레를 팽창, 수축시키는 방식으로 부력을 이용해 물 속에서 상승, 하강한다. 스쿠버 다이버들의 부력조끼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잠수해 내려갈 때는 조끼를 수축시키고, 물 위에 뜰 때는 조끼를 팽창시킨다.

피닉스 비행기의 뒷모습.
연구진은 비행기가 뜰 수 있는 부력을 만들기 위해 동체 안에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을 넣은 대형 주머니를 만들었다. 비행기 안에 대형 부레를 만든 셈이다. 이는 비행기를 공기 중에 띄워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와 함게 외부의 공기를 흡입해서 압축해주는 에어백도 만들어 넣었다. 이 에어백은 비행기 무게를 늘려, 비행기가 하강할 수 있게 해준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듯, 이 두 장치를 이용해 공기보다 가볍고 무거운 상태를 빠르게 반복적으로 전환시켜주면,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간다. 압축된 공기가 꼬리쪽으로 배출되면서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보태준다. 이는 기존 잠수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로 `가변부력 추력'(variable-buoyancy propulsion)이라고 부른다. 레이 교수는 "결국 피닉스가 비행하는 시간의 절반은 공기보다 무거운 상태, 나머지 절반은 공기보다 가벼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비행기는 복잡한 엔진 설계가 필요 없어 제작비가 저렴한데다, 에너지도 훨씬 덜 들어가고 자체조달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공기 펌프와 밸브를 작동시킬 수 있는 에너지만 있으면 되는데, 이는 날개와 꼬리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충전하는 전지에서 얻는다.

위성 대신해 원거리통신 등에 활용 기대

이런 비행기는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가변부력 비행기가 내는 추력은 엔진 비행기에 비할 바가 못된다. 따라서 일반 비행기에 적용하기보다는 공중 체류 자체가 중요한 무인항공기에 적합하다. 연구진은 값비싼 위성의 대용으로 원거리통신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자면 가능한 한 높은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난 3월 이뤄진 첫 시험비행은 영국 포츠머스의 한 레저용 보트 창고 안에서 이뤄졌다. 비행거리도 120미터에 불과했다. 연구진의 현재 목표는 고도 2만m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비행기 몸체가 훨씬 더 커져야 한다. 첫 시험비행을 마친 피닉스의 동체 길이는 15m, 날개 길이는 10.5m, 무게는 120kg이다. 연구진은 이 비행기의 기술 개발 목표를 `초장시간 체공 자동 비행기'(ultra-long endurance autonomous aircraft)로 설정했다. 영국 정부의 기술혁신위원회(Innovate UK)가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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