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4 12:08
수정 : 2019.05.2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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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위성 60기를 싣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팰컨9 로켓.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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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궤도 세계 위성인터넷망 닻 올려
이르면 2020년 상용 서비스 돌입할 듯
원웹·아마존과 3파전 경쟁 본격화
팰컨9 로켓 추진체 세번째 재활용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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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위성 60기를 싣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팰컨9 로켓.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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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세계 위성인터넷망 구축 사업의 닻을 올렸다. 지구 저궤도에 총 1만2천기의 위성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 구상을 밝힌 지 4년만이다.
스페이스엑스는 23일 밤 10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24일 오전 11시30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스타링크 첫 위성 60기를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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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로켓에서 분리돼 우주공간으로 나온 스타링크 위성 60기.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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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들은 발사 1시간3분 뒤 고도 450km 지점에서 2단계 로켓과 분리돼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자체 동력을 이용해 작동 궤도인 550km 지점까지 고도를 높여갔다.
스타링크 인터넷망의 장점은 빠른 통신 연결이다. 현재 통신위성은 고도 3만5800km의 정지궤도를 돈다. 반면 스타링크 위성은 이보다 훨씬 낮은 고도 500km대를 돈다. 이는 전파가 지구를 한 번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단축된다는 걸 뜻한다. 선회 고도에 따라 0.23초만에 한 바퀴를 돌 수도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스타링크가 완성되면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지금보다 수십배(30~100배) 더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머스크는 “이 위성에는 새로운 기술이 많이 적용됐다”며 “위성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ㅣ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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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바지선으로 귀환한 팰컨9 1단계 로켓. 한 로켓을 세 번 발사, 세번 회수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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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사한 팰컨9 1단계 추진체는 2018년 9월에 발사했던 것을 재활용한 것으로, 2019년 1월에 이어 세번째 발사다. 스페이스엑스는 발사 9분 뒤 대서양 바지선으로 이 로켓을 세번째 회수했다. 1로켓 3회 발사-회수 기록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번째다.
앞서 스페이스엑스는 2018년 2월 소형 실험위성 2기를 발사한 바 있다. 당시 두 위성은 틴틴A와 틴틴B로 명명됐다. 머스크는 이날 발사한 위성은 틴틴 위성과는 다른 양산형 버전이라고 밝혔다. 새 스타링크 위성은 납작한 패널 모양으로, 몇개의 안테나와 1개의 태양광 패널이 탑재돼 있다. 무게는 227kg이다. 위성들은 또 궤도상을 떠도는 우주 쓰레기를 추적해서 자동으로 충돌을 피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다. 수명이 다하면 지구 대기로 진입하며 산화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산화율이 안전 기준을 웃도는 95%라고 밝혔다. 추락에 따른 피해 우려는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사한 위성들의 애초 예정 고도는 1125km였다. 스페이스엑스는 2024년까지 쏘아올릴 4425개의 위성 고도를 1000~1280㎞로 잡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쓰레기 감소 대책을 세우라는 당국의 권고에 따라 고도를 낮춰 550km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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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위성은 적은 공간에 많이 쌓을 수 있도록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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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성을 이용해 세계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은 세계 IT 대기업들이 투자한 미국의 원웹,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3파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먼저 선수를 친 곳은 원웹으로, 지난 2월 위성 6대를 처음 쏘아올렸다. 2020년 시험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늦게 뛰어든 아마존은 지난 4월 저궤도 위성 3236개를 쏘아올리는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 구상을 내놨다. 이번에 스타링크 구축이 본격화함으로써 세계 위성인터넷망을 둘러싼 경쟁이 더 뜨거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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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 인터넷위성 배치 시뮬레이션.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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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최소한의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앞으로 60기씩 묶어 6차례 더 발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420기의 위성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얘기다. 60기 묶음 위성군단을 12차례 발사하면 미 전역에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르면 2020년 인터넷 서비스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성군단을 30차례 발사하면 세계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우주개발업체가 인터넷위성망을 구축하는 이유는 뭘까? 머스크는 인터넷 사업을 통해 자신의 최종 목표인 화성 여행과 정착촌 건설에 필요한 천문학적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로켓 발사 사업은 한 해 30억달러까지 커질 수 있지만 글로벌 인터넷사업을 펼치면 연간 300억달러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는 6월20일 로켓과 우주선이 일체화된 콤보형 차세대 로켓 `스타십'에 관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현제 시제기 제작중인 스타십은 높이 120미터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최대 150톤까지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스타십이 완성되면 위성 몇십기가 아닌 몇백기까지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스페이스엑스는 2020년 초 스타십 시제품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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