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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7 16:42 수정 : 2019.05.27 17:29

오스트리아의 다뉴브강. 픽사베이

72개국 711곳 검사 결과
65%서 항생제 물질 검출
16% 기준치 이상 나와
배변·제약공장 등 오염원

오스트리아의 다뉴브강. 픽사베이
항생제 남용, 관리 부실로 인해 전세계 강의 상당수가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항생물질로 오염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2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발표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항생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항생제에 강한 박테리아가 생겨나 항생제 약효가 크게 떨어진다.

의학저널 <랜싯>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사망자 수는 연간 70만명에 이른다. 유엔은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증가로 인해 2050년에는 연간 1000만명이 사망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요크대 연구진은 사람과 동물의 배변이나 의약품 제조시설, 폐수 처리 시설에서 항생물질이 유출돼 토양과 강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과학저널 <뉴 사이언티스트>는 사람의 경우 복용한 항생제 성분의 30~90%가 다시 몸밖으로 배출된다고 밝혔다. 저널은 특히 “그동안 약품 제조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간과돼 왔다”며 “중국과 인도에 있는 많은 공장들에 대해 환경 규제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 유럽에서 두번째로 긴 오스트리아 다뉴브강에서는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등 7가지 항생물질이 안전 기준치의 4배 가까이 검출됐다.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서도 항생물질 5가지가 나왔다. 이 가운데 강 본류 1곳과 지류 3곳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항생물질이 검출됐다. 피부 및 비뇨기 질환 치료제인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은 기준치의 3배 이상이었다. 유럽에서 테스트한 지역의 8%가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영국 런던의 템스강. 픽사베이
연구진은 검사를 실시한 72개국 711곳의 65%에서 항생물질을 검출했으며, 전체의 15.6%인 111곳의 항생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대체로 저소득 국가의 강에서 항생제 농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가장 심했다. 아프리카에선 검사 지역의 35%에서 기준치 이상의 항생물질이 검출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질염 치료제인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이 기준치의 300배 이상 나왔다.

이들 나라에선 폐수 처리 시설 인근에서 많은 양의 항생물질이 검출됐다. 이는 이들 물질을 걸러내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인도의 갠지스강. 픽사베이
연구진은 앞으로 물고기, 조류 등 야생 동물의 항생제 오염 영향을 추적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구진의 한 멤버는 아프리카 케냐의 강에서는 약물 농도가 너무 높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의 “총체적인 개체 파괴”가 벌어지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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