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30 17:08
수정 : 2019.07.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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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이 확정한 게이트웨 공전 궤도.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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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유럽우주국, 루나 게이트웨이 궤도 확정
달 3000~7만km 거리서 7일 주기로 타원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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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이 확정한 게이트웨 공전 궤도.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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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의 달 재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서 쓰일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의 위치가 정해졌다. 우주선에서 달 착륙선으로 갈아타는 환승역으로 쓰일 게이트웨이의 공식 명칭은 ‘달 궤도 플랫폼 게이트웨이’(LOP-G)다. 고정된 위치가 아닌 달 궤도를 도는 정거장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몇달 간에 걸친 토론 끝에 최근 수직헤일로궤도(NRHO=Near-Rectilinear Halo Orbit)라는 공전 궤도를 선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달이 지구를 도는 공전 궤도와 거의 수직 방향으로 달을 도는 궤도다. 그 모양이 달의 후광(헤일로)처럼 보인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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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왼쪽)에 우주선이 도킹하는 장면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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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가 정한 게이트웨이 공전 궤도는 달 표면에서 3000km의 근지점과 7만km의 원지점 사이를 도는 타원형 공전 궤도다. 지구에서 볼 때 달을 둘러싸고 한쪽에 치우친 형태로 7일에 한 번씩 달을 공전한다. 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발사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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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에서 본 달과 지구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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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공전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 다음엔 접근성이다. 게이트웨이에서 달까지, 지구에서 게이트웨이까지 가는 우주선이 쉽게 갈 수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요소를 다 충족하려면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점을 이루는 곳을 찾아야 한다. 이 지점을 라그랑주점(Lagrange points)라고 부른다. 이 지점에선 물체가 어느 한 천체 쪽으로 끌려들어가지 않고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두 천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에는 다섯 곳이 있다. 세 곳은 두 천체의 직선상에, 나머지 두 곳은 비직선상에 존재한다. 지구와 달 사이에 있는 라그랑주점은 처음엔 수명이 다한 통신위성을 버리는 곳으로 쓰여 왔다. 그러다 1968년 나사의 과학자 로버트 파쿼(Robert W. Farquhar) 덕분에 이곳을 궤도로 이용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헤일로 궤도에는 이점이 여럿 있다. 우선 이곳에선 지구와 달의 뒷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또 우주선 동력으로 쓸 수 있는 햇빛이 지구나 달에 가려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이 궤도가 완전히 균형을 이루는 건 아니다.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궤도를 조정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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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는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의 국제협력으로 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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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첫 모듈 부품 발사가 예정돼 있는 게이트웨이는 화성을 비롯한 먼 우주 여행을 떠나는 우주선의 중간기착지이자 우주비행사들의 임시거처, 우주 실험실 역할을 한다. 국제우주정거장보다는 훨씬 작은 시설로, 우주비행사가 상주하지는 않는다. 지구 자기장이 없어 우주의 강력한 방사선으로부터 우주비행사들을 보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번에 최대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추정한다. 따라서 이곳에선 우주비행사 없이도 각종 과학실험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조립 작업도 가능한 한 자동화할 계획이다. 게이트웨이엔 두개의 도킹 포인트를 만든다. 하나는 지구에서 오는 우주선용, 다른 하나는 달로 가는 우주선용이다. 완성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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