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는 <피에타>며 <다비드>며 <천지창조>며 <최후의 심판>이며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심지어 시도 잘 썼다. 거침없이 재능을 뽐내던 그도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신분사회였는데 미켈란젤로는 집안이 평범했던 것이다. 훗날 자기가 귀족 집안의 머나먼 후예라고 주장했는데, 사람들은 내버려뒀다. 어떤 이는 미켈란젤로가 만든 위대한 작품에 경의를 표하느라 집안 문제쯤 모른척해 줬을 것이고, 어떤 이는 그가 얻은 부와 명예에 놀라 정말인가 보다 믿어버렸을 것이다. 다만 쉬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느라 정작 자신은 재산도 신분도 누리지 못했다. 평생을 가난한 일꾼처럼 살았단다. 얄궂다.
김태권 만화가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