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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6 18:16 수정 : 2018.08.06 19:11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민화협 정책위원장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곧 평화체제가 구축될 것이라 기대했다. 더구나 정상회담 이후 이루어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쇄할 것이고, 북한에 있는 미군 유해 5000구 중 1차로 200구 정도가 6월20일쯤 판문점으로 돌아올 것이다. 2~3주 내에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하러 평양에 간다”고 했다. 그래서 회담 직후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늦어지면서 디테일에 있다는 ‘악마’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악마는 사실 실무관료들을 따라다닌다”고 했던 협상 경험가들의 말처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합의 이행이 지지부진하다. 7월6~7일 평양을 다녀온 폼페이오는 “북한이 비핵화 일정표도 안 내놨다”고 했고, 김영철은 “미국이 강도적 요구만 하고 갔다”고 했다. 합의 이행의 톱니바퀴가 어긋나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말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정상에서 장관급으로만 협상의 급이 내려가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북-미 공동선언대로 북-미 수교와 평화 구축 그리고 비핵화가 이뤄져야 우리는 전쟁 공포 없이 살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유해 송환을 제외하곤 북-미 공동선언 합의는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폼페이오 방북 후 한달이 돼가는데도 북한은 종전선언부터 하자고 우기고 미국은 비핵화 일정부터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8월2일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은 불가역적인 것이기 때문에 빨리 하면 안 된다. 북한이 비핵화 목록부터 내놔야 한다”고 했다.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학수고대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북-미 정상은 북-미 수교, 한반도 평화 구축, 비핵화를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자고 합의했는데 해리스 대사는 부시-오바마 시대의 북한 ‘선행동론’으로 돌아간 듯한 말을 했기 때문이다. 대사의 말이 국무부의 의견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미국 실무관료들이 트럼프의 ‘북-미 수교, 비핵화 병행’ 원칙에서 ‘선비핵화’로 방향을 틀고 있지는 않나 우려스럽다.

8월1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감사한다. 곧 보게 될 것”이라 했고, 4일 친서도 보냈다. 북-미 대화 속도가 떨어진다 싶으니 정상 간 친서를 주고받았겠지만, 사실 지금은 친서만 교환할 때가 아니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슬그머니 악마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북-미 수교, 평화 구축, 비핵화 협상 동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종전선언 주체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종전선언은 평화 구축의 출구인 평화협정의 입구다. 평화협정이 진전돼야 북-미 수교도 가능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북-미 수교의 입구이기도 하다. 북-미 수교를 바라는 북한이 비핵화의 입구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라도 종전선언은 서둘러야 한다. 해리스 대사처럼 “종전선언이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말하면 비핵화는 못 시킨다.

종전선언이 늦어지는 데는 주체 문제도 있는 것 같다.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서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를 빼는 것은 옳지 않다. 평화협정의 생명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종전선언부터 참여해야 한다. 법리뿐 아니라 국제정치 현실로 봐도 종전선언은 남·북·미·중이 하고, 유엔총회 때까지는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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