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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4 20:18 수정 : 2006.09.04 20:18

훙칭보 중국 월간 편집 부국장

세계의창

오늘날 중국의 부자는 모두 가난한 사람이 변한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한 세대의 세월이 흐른 뒤 엄청난 빈부격차의 골을 형성했다. 오늘날 중국의 거의 모든 사회문제는 일부 사람의 폭발적 치부와 연관이 있다. 개혁개방 노선은 먼저 일부 사람을 부유하게 한 뒤 다시 사회 전체를 부유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먼저 ‘시범지역’을 잘 처리한 뒤 경험과 교훈을 살려 사회 전체에 확산한다는 계획경제의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고방식이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 규모는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커졌다. 그러나 사회 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1980년 0.3에서 2006년엔 0.46으로 치솟았다. ‘상당히 공평하던’ 수준에서 ‘심각한 불평등’으로 바뀐 것이다. 어떤 학자는 80년 이전의 평등은 ‘빈곤의 평등’이며, 지금의 불평등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유해진 기초 위의 양극 분화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 요지는 경제가 더 발전하면 사회 불평등 문제는 자연히 해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빈부격차는 되레 심각해져 가고 있다.

오늘날 중국 사회에는 세 가지 불평등이 존재한다. 도시와 농촌, 지역과 지역, 업종간 불평등이 그것이다. 이는 경제가 발전한다고 자연히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 도농 불평등은 해묵은 문제다. 비록 지난해부터 정부가 농촌 살리기에 나섰지만, 농촌은 평등 경쟁에 뛰어들 조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지역 불평등 문제 또한 심각하다. 오랫동안 동남지역은 발전을 누렸지만 서북지역은 전혀 혜택이 없었다. 티베트 최초의 철도가 상하이의 자기부상열차보다 5~6년 늦은 게 이를 상징한다.

업종 불평등 문제의 핵심은 독점업종과 경쟁업종 사이, 경영·관리자와 일반직 사이의 불공평 문제다. 법률은 관리자의 보수가 일반직의 13배를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규정은 휴짓조각이 된 지 오래다. 가령 롄상그룹 회장의 연봉은 2700만위안(33억7500만원)인데, 그렇다면 롄상그룹의 일반직 노동자는 모두 최소한 연봉 207만위안(2억5875만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마오쩌둥 시대에 국가 지도자와 일반 노동자의 수입 격차는 10배를 넘지 않았다.

빈부격차와 불평등의 심화는 심각한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그보다 더 두려운 건 빈부격차의 심화가 중국인의 윤리관과 가치관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신중국이 낡은 중국에 반대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소수가 사회의 거의 모든 재화를 독점한다는 점이었다. 신중국의 상징은 가난한 사람이 낡은 사회의 껍질을 벗고 새 사회의 주인이 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대다수 중국인의 정치윤리다.

오늘날 이런 윤리는 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 의료와 교육 분야의 부패가 이를 상징한다. 중국인 양심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이 분야마저 부패하자, 다른 모든 분야는 거리낄 게 없이 약육강식과 사리사욕이 악순환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런 사회 환경에서 부자는 안전감이 없다고 불평하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빈부 두 계층으로부터 비판과 공격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중국 정부는 비로소 사회 각계각층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게 얼마나 시급한지 깨닫기 시작했다. 정부는 마땅히 가난한 계층에 더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하고, 부자는 정부의 사회 조화 정책을 지지해야 하며, 가난한 사람들은 합법적 재산에 대해 관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회를 만드는 일은 10%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는 일보다 더욱 어렵고 중요하다.

훙칭보/중국 월간 <당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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