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0.01 17:05
수정 : 2009.10.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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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칭보 중국 월간 <당대>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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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증오는 현대 중국 사회 최대의 감춰진 문제다. 중국은 역사 이래 현재까지 빈부가 늘 대립했다. 부자는 수가 적으나 힘이 있고, 가난한 이는 많지만 세력이 약하다. 다행히 현재 여론은 약자 편이다. 언론 종사자 가운데 부자가 적다는 것도 관련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 가운데도 가난한 이가 많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항저우에서 일어난 과속운전 사망사건을 보도한 전형적인 제목은 ‘부자 2세 과속운전으로 대학생을 치어 죽이다’이다. 중국은 교통사고 대국이다. 보통은 고급차가 사람을 친 사고가 전 사회가 성토하는 대상이 된다. 늘 ‘베엠베(BMW), 벤츠가 사람을 치어 어떻게 되었다’는 신문 제목을 볼 수 있다. 사실 비율을 따져 보면 부자들의 차 사고는 분명 다수는 아니다. 이를 통해 백성들이 증오하는 대상이 교통사고가 아니라 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집단시위를 일컫는 공식 표현인 ‘군체성 사건’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민영기업이 국영기업을 인수한 퉁화철강 사건에선, 민영기업의 고위 간부가 국영기업 노동자들에게 맞아 죽었다. 그 간부도 매우 억울하겠지만, 노동자들도 폭도가 아니다. 불행한 사건 뒤에는 분명 깊은 사회적 원인이 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뉴스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사건 당사자들이 부자나 관리의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찾으려 한다. 사실 중국인들이 부자들을 증오하는 본질은 불공평을 증오하는 것이지 모든 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 평등 실현은 중국인들이 수천년 품어온 가장 큰 꿈이지만, 여전히 정확한 길을 찾지 못했다. 항상 관리들이 백성을 못살게 굴어 백성들이 반란에 나서게 되는 길을 걸어왔다. 결과적으로는 항상 가난한 자와 부자가 같이 멸망하게 되고, 사회 생산력도 크게 퇴보했다. 마오쩌둥이 1949년 신중국을 건설했으니 형식상으로는 평등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해야겠지만, 마오쩌둥은 모두 가난하게 만들었을 뿐 함께 부자가 되는 것은 실현하지 못했다.
덩샤오핑이 이끈 개혁개방은 전체적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했지만, 사회 불평등 현상은 날로 심해졌다. ‘소수가 먼저 부유해지는 것을 허락한다’는 것은 덩샤오핑이 개혁을 시작할 때 한 가장 유명한 한마디다. 사람들이 사회 불평등 문제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관리들은 항상 이 말로 막아섰다. 하지만 관리들은 덩샤오핑이 ‘소수가 먼저 부유해지도록 허락한다’고 말한 뒤 걱정스러워하면서 이 문제(먼저 부유해진 사람이 나중에 부유해지는 이를 도와서 함께 부유해지는 것)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은 무시해 버린다.
사회에 널리 퍼진 부자 증오 정서를 보면 덩샤오핑의 예언이 불행하게도 적중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회문제의 근원을 찾다 보면 모두 빈부격차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도시 집값 폭등은 일반인들이 가장 불만스러워하는 사안이다. 왜 집값이 폭등하는가? 관리들은 부동산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비난하고, 부동산업체들은 세금이 너무 높다고 원망한다.
부자들은 언제나 중국의 집값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사회에서 부의 80%가 10%의 부자들 손에 집중돼 있을 때, 집값은 아무리 높아도 높지 않은 것이 된다. 부자들은 매점매석을 통해 대도시 부동산시장의 수요공급 관계를 왜곡해 부동산 가격이 기형적으로 높아지게 만들었다. 높은 집값은 서민들이 정부와 부자들에게 극도로 불만을 갖게 했다. 정부는 계속 사회의 부유층 증오 정서를 완화하려 하지만,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하다.
훙칭보 중국 월간 <당대>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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