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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10 19:19 수정 : 2010.03.10 19:19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라마의 면담 등을 둘러싼 미-중 분쟁은 우려스럽다. 특히 무기판매 문제는 여전히 폭발성이 있다.

지난 몇달간 중국 정부와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대만에 64억달러의 무기판매를 결정한 것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수출 목록에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최첨단 통신장비, 패트리엇 미사일 114기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보유중인 미 재무부 채권 매각을 무기로 미국의 무기판매 철회를 압박했다. 또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의 미국 입장에 대한 지지 거절, 이란에 대한 새 유엔 제재 반대 등으로 미국에 대한 협조도 거부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와 상관없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중단됐던, 대만에 66대의 에프-16 전투기를 파는 거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최근 유출된 미 의회 국방위원회 보고서는 “대만이 약 400대의 전투기를 갖고 있으나 대부분 방어능력이 없다”고 했다. 대만이 보유한 60대의 미국산 에프-5 전투기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146대의 에프-16은 최신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이 과연 이 문제로 경제보복을 할 것인가? 미 행정부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미 재무부 채권 매입이 미국에 필요한 만큼, 중국도 미국 시장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미 재무부 채권 340억달러 매각을 결정한 것은 무기판매 발표 전에 이미 결정된 것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것이라고 이들은 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국영 <차이나데일리>가 달라이라마와 오바마가 만나는 2월18일, 바로 그날에 미국의 무기판매를 비난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 관료들은 중국이 왜 그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두 가지 설명이 필요하다. 미국의 무기판매는 중국이 (대만을 포함한) 중국 영토 전체를 통치한다는 개념을 훼손할 수 있다. 또 중국과 대만 사이에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면서 점차 속도를 내고 있는 통일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중국의 관점에서, ‘하나의 중국’을 향한 국가통합은 역사로부터 내려오는 매우 중요한 애국적 과업이다. 통합되지 않고 약한 중국은 (명나라, 청나라, 그리고 2차대전 뒤의 역사에서 보듯이) 유럽, 일본, 미국의 진출 앞에서 대만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재통일은 강하고 통합된 중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는 상징이 될 수도 있다.

1979년 1월 미-중 관계 정상화 이후, 중국은 곧바로 (대만과의) 평화적 재통일로 강조점을 이동했다. 1982년 수정된 중국 헌법은 특별히 대만과 홍콩을 고려한 ‘1국2체제’ 조항을 삽입했다. 대만과 홍콩은 (법적으로)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행정구역이 된다. 대만과 홍콩은 기존의 경제·정치·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행정부·사법부를 유지하는 권한을 지닐 수 있다. 또 자체 통화 발행, 예산 운용, 세금 부과 등이 가능하고,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어떤 세금부과도 면제됐다. 특별히 대만은 홍콩과 달리 군대를 유지할 수도 있다.


미국 의회는 미-중 관계 정상화 뒤에도 대만 방어에 ‘충분한’ 무기를 팔 수 있도록 (1979년에) 대만관계 법령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긴장이 이어지다가 1982년 미-중 지도자의 코뮈니케에서 미국은 ‘대만에 대한 장기간의 무기판매 정책을 추구하지 않고’ 질적·양적으로 1979년 수준을 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뒤이은 미 행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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