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7.28 18:17
수정 : 2013.07.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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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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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라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미국 제국이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는 보도들이 유포돼 왔다.
미국 제국의 종말을 예측하는 것은 미국이 전통적 제국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복잡해진다.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는 땅들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려 하지 않고, 외국의 재산들을 강탈하지 않는다. 또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과 동의에 기반한 주고받기를 한다. 그러나 미국은 71개 나라에 수백개의 군사기지와 특수군을 배치해 놓고 있다. 여전히 군사 지출과 군수품 수출 부문에서 세계 1위다.
경제적으로 미국은 큰 경제 규모를 이용해 더 작은 나라들과 유리한 협상을 하려 하고, 종종 가치 있는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도를 기준으로 삼아 국가안보 우선순위를 정한다. 또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에 비대칭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화적으로는 할리우드가 세계 표준을 정한다. 영어는 국제언어이며 달러는 국제통화로 통용된다.
달리 말해 이것은 동의의 제국이다. 다른 정부들은 미국의 군사기지를 요청하고, 미국과의 무역을 원한다. 누구도 소비자들이 맥도널드에서 먹거나 코카콜라를 마시라고 강제하지 않는다. 미국이 경쟁의 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수출보조금이나 외교적 강압, 무력시위 등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미국에 지속적으로 대항하는 북한 같은 나라들에는 매우 외로운 세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팍스 로마나나 팍스 브리타니카보다 훨씬 복잡한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권력을 어떻게 정의하든, 근본적 전환이 분명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이르면 2016년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브라질·인도·러시아·남아공) 국가들은 경제적·지정학적 힘을 증강시키고 있다. 미스트(MIST,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 같은 또다른 떠오르는 국가들도 있다.
미국은 우위를 유지하려고 필사적으로 시도하는 나라처럼 행동하고 있다. 중동에서 아시아로 중대한 전환을 실행할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할지라도 ‘아시아로의 회귀’를 천명했다. 심각한 예산 제약 속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군비지출을 유지하고자 한다. 또 개인 및 조직들로부터 상당한 도전을 받으면서 감시국가를 유지하고자 한다. 지구온난화·빈곤·군국주의 등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국제 이슈들에서 미국은 이상하게 행동하거나 문제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은퇴 요구에 저항하는 나이 먹은 최고경영자는 종종 자신이 떠난 뒤의 일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가 떠난다면 어느 누구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조직은 붕괴될 것이라는 식이다. 미국은 이런 논리에 자주 의존한다. 예컨대 아시아에서 미군은 중국과 일본, 남북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들 사이의 충돌을 막는 유일한 세력이라고 스스로를 묘사한다.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미군과 미국 기업들이 안정 세력인지 불안정 세력인지 여부는 미래의 토론으로 남겨둘 질문이다. 그러나 은퇴라는 비유를 확장하면, 책임 있는 경영진은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준비시킴으로써 자신들의 궁극적인 그리고 불가피한 은퇴를 준비한다. 물론 제국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붕괴하고 그래서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다.
하지만 미국은 전형적인 제국은 아니다. 아마도 미국은 유산을 남기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2차 대전 직후의 현실 대신에 현재의 지정학적인 세력균형을 반영하기 위해 유엔과 세계은행 같은 기구들을 개조하는 것을 돕는다고 상상해보라. 미국이 높은 군비지출을 하는 국가들에는 벌칙을 주고 빈곤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하는 나라에는 보상을 하는 새로운 국제적 장치를 만드는 것을 돕는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미국이 중국과 갈등하기보다는 국제문제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주앉는다고 상상해보라.
미국이 자신의 행동을 바꾼다면 조기 은퇴 요구가 서서히 약해지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좀더 협력적인 국제적 플레이어로서, 미국은 대혼란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히 알면서 제국의 황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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