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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13 19:15 수정 : 2013.10.13 19:15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의 예산을 둘러싼 교착상태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기이한 전쟁 같다. 원인은 예산 자체와는 별 관련이 없다. 사실 이것은 2010년 입법화된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가 집행에 들어가기 전 공화당이 이를 차단하려고 작정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 법은 광범위한 시민이 건강보험을 이용하도록 보장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데 공화당에도 역시 큰 중요성이 있다. 지난 4년간 건강보험 개혁법을 비난해온 공화당은 이 법의 제정을 저지하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이 법이 최종 통과되기 전 하원의 공화당 의원 어느 누구도 최종 안이나 여러 변형 안에 찬성하지 않았다. 법안 통과를 방해하기가 훨씬 쉬운 상원에서 공화당은 2009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수정을 거듭 요구하며 이 법안을 소위원회에 묶어놨다. 공화당 의원 누구도 최종 안에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단순한 지연 전술에 불과했다.

건강보험 개혁법이 양원을 통과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인준하자 공화당의 전략은 법의 실행을 막는 데 집중됐다. 그 전략 중 하나는 대법원에 회부하는 것이었다. 수백만 공화당원의 기대와 달리 공화당 성향이 다수인 대법원은 합헌을 선언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건강보험 개혁법은 위헌이라는 애초 입장을 바꿨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민주당 쪽이 지명한 다른 대법관들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5 대 4의 신승을 거두게 만들었다.

하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주요 조항을 떼버렸다. 그는 다른 공화당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정부·주정부 연합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의 확대를 연방정부가 주정부에 강제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공화당이 오바마케어에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 연방정부는 건강보험 개혁법 실행에 필요한 비용의 90%를 확보했지만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거의 모든 주가 메디케이드 확대를 거부했다. 이는 가난한 수백만명에 대한 지원을 부정한 것일 뿐 아니라 병원과 의사 등이 건강보험 개혁법에 따라 받아야 할 지원을 차단한 것이다. 공화당의 첫째 목표는 법 집행을 저지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거의 모든 주는 주별 건강보험거래소 설립을 거부했다. 이들은 연방정부가 건강보험거래소 설립을 홀로 하도록 했다. 한편 공화당은 2010년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자 건강보험거래소 건립을 위한 연방정부 예산을 차단해버렸다. 그래서 건강보험 가입이 시작되는 2013년 10월1일까지 건강보험거래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게 애초 예상보다 무척 어려웠다.

공화당의 방해에도 건강보험거래소는 비록 전산상의 문제가 여러곳에서 발생하긴 했지만 예정대로 가동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게 공화당이 갑자기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인 이유다. 그들은 단순히 오바마케어에 반대한 게 아니다. 공화당 수뇌부는 미국의 건강보험 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개혁법을 종말론적 언사로 비난해왔다. 그들은 건강보험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사회주의를 도입하는 것이라는 거짓말을 해왔다. 사실 오바마케어는 공화당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1990년대에 만든 안을 기초로 한 것이다.

건강보험 개혁법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한다면 대다수가 내용을 모를 것이기 때문에 공화당은 그 법에 대해 마음대로 떠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바마케어가 충분히 이용할 만한 보험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공화당이 더 불리한 것은 미국인들이 오바마케어를 좋아하리라는 점 때문이다. 오바마케어는 대다수의 마음속에 기본적 안전을 제공하는 사회보장이나 메디케어와 같은 제도로 나란히 인식될 것이다.

공화당은 무당파뿐 아니라 전통적 지지자까지 잃게 생겼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케어에 대한 공포스러운 설명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자신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방해하려고 열심히 노력한 당 지도부에 분개할 것이다. 공화당 지도부에 이것은 재앙이고, 그래서 연방정부의 문을 닫도록 계획한 것이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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