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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11 16:35 수정 : 2016.12.11 19:08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두 명 모두 예측불가능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둘 다, 장군들을 자신의 주변에 포진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중국 비틀기’를 좋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상당히 많은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연령과 인종적 배경이 너무 달라 ‘도플갱어’가 될 수는 없다. ‘정신적 형제’에 가깝다.

김정은처럼, 트럼프 당선자는 정치 경험이 없고 분명히 독재를 선호하는 부유한 특권층이다. 둘 다 인생의 좋은 것들만을 추구하는 취향이 있고, 크고 화려한 건축물 짓기를 무척 좋아한다. 화를 잘 내고 보복을 잊지 않는다. 따라서 김정은의 핵무기처럼, 트럼프가 핵무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동안 김정은과 마주 앉아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불쑥 던진 이런 제안 탓에, 한국의 일부 진보진영 사람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는 트럼프를 선호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비슷한 내용에 좀 더 처벌적인 제재를 추가했다.

선거 뒤에도 미국의 몇몇 한반도 연구자들은 트럼프가 북한과 협상을 할 것이라는 좀 더 정교한 주장을 내놓았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과 리처드 소콜스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최근 시사잡지 <더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8년간을 북한에 대한 제재와 고의적 무관심으로 보내면서 ‘전략적 인내’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동력을 발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정말로 미국과 북한의 회담 재개를 보고 싶다. 그러나 트럼프가 북한과 협상할 의도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외교정책 기득권층의 비판에 대항할 뿐 아니라, 자신의 외교정책팀의 뜻과도 반대 방향으로 가려 할 것이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플린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쿠바, 니카라과와 함께 근본주의 이슬람과 공조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 때, 북한을 이라크 및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포함시키면서 수년 동안 북한과의 외교적 노력은 퇴보했다. ‘악의 축’을 확장한 플린의 견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중앙정보국 국장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는 북한에 대해 훨씬 더 매파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다. 2016년 1월 북한의 핵실험 뒤 낸 성명에서 폼페이오는 “오바마 대통령이 맺은 이란 핵협정의 끔찍한 미래상을 북한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지명된 캐슬린 맥팔런드도 북한의 모든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 강화를 추천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강력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와 측근들은 북한에 압력을 가하도록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낡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는 최소한 빌 클린턴 행정부 이후 모든 행정부가 추구해온 전략이다. 중국이 북한의 행동에 점점 좌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이 상상하는 만큼의 대북 지렛대를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역이나 대만, 미사일방어 같은 수많은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중국 카드를 대북 문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인지 트럼프 인수위원회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인수위가 백악관 실행 계획들을 만들어가면서 최근 워싱턴에선 북한 문제가 새 행정부의 첫번째 도전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진심으로 미국 정부가 처벌과 무시라는 실패한 대북정책을 폐기하기를 바란다. 머지않은 장래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김정은과 트럼프라는 성마른 두 사람이 싸우게 되면, 아마도 그들의 마음속에 외교가 들어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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