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순방을 하면서 아시아를 택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의 순방은 친목 도모라기보다는 피해 수습 성격이었다. 그의 상사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중국을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환율조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내기를 원했다. 그는 전임 정부가 전력을 기울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에서 인정사정없이 탈퇴했다. ‘나쁜 경찰’에 모욕당한 용의자를 회유할 목적으로 등장하는 ‘착한 경찰’처럼, 매티스 장관은 순방 중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많은 발언을 내놓았다. 심지어 그의 행정부의 입장과 직접적으로 모순되는 것도 있었다. 동맹들이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고, 또한 미군은 한국과 일본의 뒤에서 확고하게 버티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군사력이 아닌 외교가 남중국해 같은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어떤 경찰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책임지고 있느냐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나쁜 경찰과 착한 경찰 모두가 미국 대외정책을 맡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아시아를 원하느냐는 것이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의 현상유지 상태를 고수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오바마 행정부가 시도했지만 실패한 아시아 전략을 끝장낼 수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위주의 군사·경제적 정책에서 벗어나 아시아를 중시하겠다고 했다. 선거 기간 동안 레토릭(말치장)을 보면, 트럼프는 ‘아시아·태평양 회귀’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본토 회귀’에 있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 해외 미군을 줄일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미국의 사회간접자본과 산업을 재건하는 데로 이런 자원을 돌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입장은 이미 취임 전부터 그런 착각들을 없애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오랜 전통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해 중국과의 단호한 대결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10년간 국방예산을 1조달러가량 크게 늘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유일하고 심각한 위협을 중국이라고 간주한다. 미국의 이전 정부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국 접근법을 ‘컨게이지먼트’로 정리했다. 군사적으로는 봉쇄(컨테인먼트)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관여(인게이지먼트)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직 대결에만 관심있는 것처럼 비친다. 미국의 최근 대통령들처럼 트럼프가, 무시하기엔 중국이 너무 크고 적대시하기엔 중국의 힘이 너무 강력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될 가능성은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조차도 ‘반테러리즘’ 같은 분야에서 중국과 공통 기반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참모들은 중국을 문명의 적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무신론에다 유색인종 국가이며, 중앙집중적 경제 통제와 정실자본주의의 가운데쯤에 있다고 여긴다. 물론, 배넌은 권위주의적 정부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배넌이 세계적으로 건설하려고 하는 ‘보수적이며 기독교적인 백인 연합’의 바깥에 있다. 더 커진 군사력과 공화당이 통제하는 의회, 행정부에 집중된 모든 권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를 공격하면서도 ‘태평양 회귀’를 완성하고, 멕시코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며, 유럽 동맹국들을 적대시할 것 같다. 모든 영역에 걸친 전방위적인 이러한 시도는 미국 경제를 파산시키고 글로벌 경제에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 자신의 사업제국을 이끌면서 놀랍게도 여섯번이나 파산했다. 아시아는 너무나 변덕스러운 정치적 동맹이자 너무나 믿을 수 없는 사업가와 팔짱을 끼는 것에 대해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칼럼 |
[세계의 창] 트럼프와 ‘아시아 회귀’ /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순방을 하면서 아시아를 택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의 순방은 친목 도모라기보다는 피해 수습 성격이었다. 그의 상사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중국을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환율조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내기를 원했다. 그는 전임 정부가 전력을 기울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에서 인정사정없이 탈퇴했다. ‘나쁜 경찰’에 모욕당한 용의자를 회유할 목적으로 등장하는 ‘착한 경찰’처럼, 매티스 장관은 순방 중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많은 발언을 내놓았다. 심지어 그의 행정부의 입장과 직접적으로 모순되는 것도 있었다. 동맹들이 많은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고, 또한 미군은 한국과 일본의 뒤에서 확고하게 버티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군사력이 아닌 외교가 남중국해 같은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어떤 경찰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책임지고 있느냐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나쁜 경찰과 착한 경찰 모두가 미국 대외정책을 맡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아시아를 원하느냐는 것이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의 현상유지 상태를 고수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오바마 행정부가 시도했지만 실패한 아시아 전략을 끝장낼 수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위주의 군사·경제적 정책에서 벗어나 아시아를 중시하겠다고 했다. 선거 기간 동안 레토릭(말치장)을 보면, 트럼프는 ‘아시아·태평양 회귀’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본토 회귀’에 있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 해외 미군을 줄일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미국의 사회간접자본과 산업을 재건하는 데로 이런 자원을 돌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입장은 이미 취임 전부터 그런 착각들을 없애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오랜 전통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해 중국과의 단호한 대결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10년간 국방예산을 1조달러가량 크게 늘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유일하고 심각한 위협을 중국이라고 간주한다. 미국의 이전 정부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국 접근법을 ‘컨게이지먼트’로 정리했다. 군사적으로는 봉쇄(컨테인먼트)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관여(인게이지먼트)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직 대결에만 관심있는 것처럼 비친다. 미국의 최근 대통령들처럼 트럼프가, 무시하기엔 중국이 너무 크고 적대시하기엔 중국의 힘이 너무 강력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될 가능성은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조차도 ‘반테러리즘’ 같은 분야에서 중국과 공통 기반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참모들은 중국을 문명의 적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무신론에다 유색인종 국가이며, 중앙집중적 경제 통제와 정실자본주의의 가운데쯤에 있다고 여긴다. 물론, 배넌은 권위주의적 정부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배넌이 세계적으로 건설하려고 하는 ‘보수적이며 기독교적인 백인 연합’의 바깥에 있다. 더 커진 군사력과 공화당이 통제하는 의회, 행정부에 집중된 모든 권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를 공격하면서도 ‘태평양 회귀’를 완성하고, 멕시코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며, 유럽 동맹국들을 적대시할 것 같다. 모든 영역에 걸친 전방위적인 이러한 시도는 미국 경제를 파산시키고 글로벌 경제에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 자신의 사업제국을 이끌면서 놀랍게도 여섯번이나 파산했다. 아시아는 너무나 변덕스러운 정치적 동맹이자 너무나 믿을 수 없는 사업가와 팔짱을 끼는 것에 대해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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