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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9 18:26 수정 : 2017.04.09 19:12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정치인과 언론인, 정책 전문가들은 매일같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한다. 바로 ‘독심술’이다. 특히 그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확실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현재 북한 지도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정책 선택의 기초가 된다. 정책 선택지들은 군사력, 비군사력, 외교 등 크게 세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김정은이 기본적으로 비합리적이어서 그와 협상을 하려는 시도는 소용없다는 해석이 있다. 김정은은 군사력만을 믿는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해석이 인기있는 편이지만, 이는 판단 착오다.

둘째로, 북한과의 협상을 반대하는 일부 대북 강경파들 가운데도 김정은이 합리적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들은 북한 지도자가 자신과 체제의 정치적 생존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경화(국제적으로 거래될 수 있는 통화)를 축적하고, 체제 생존과 이데올로기적 및 국제적 정통성을 유지하며,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모든 비용을 치르더라도 북한의 주권을 수호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류의 강경파들은 북한에 대한 ‘채찍’을 선호한다. 경제제재와 재래식 전력을 통한 봉쇄로 김정은이 합리적 계산을 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여긴다. 북한이 공격적 핵프로그램을 유지한다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렵다는 평가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적 관여가 북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김정은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김정은도 평화를 원한다’거나 ‘외교는 언제든 전쟁이나 경제제재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는 주장만으로는 각국 정부들이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설득할 수 없다.

효과적인 외교적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김정은의 마음을 읽어보려 한다. 나도 김정은이 정치적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해 지위를 공고화하는 데 집권 몇년을 보냈다. 그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처럼, 김정은도 자신의 안위가 곧 정권 안정이라고 연결짓는다.

또한 김정은도 자신의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향후 북한 존속의 열쇠가 미국과의 협상에 달려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역사적으로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불편해해왔다. 북한은 또한 한국으로부터는 때때로 경제적 이득을 얻고 싶어하지만 근본적으로 한반도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때문에 ‘그랜드 협상’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은 미국의 몫이다.

결국 북한의 세계관에 따르면 미국만이 북한에 외교적 인정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만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봉쇄를 줄일 수 있다. 미국만이 북한의 경제적 고립을 끝내는 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북한과의 어떤 협상도 북한이 원하는 것들, 즉 경제 재건과 경제개혁 진행에 필요한 자본 및 글로벌 경제와의 합법적인 관계 맺기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 자본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나도 북한 지도부가 한장짜리 합의문을 핵무기의 대체물로 여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북한에 그런 보증을 제공하기 위해선, 북핵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점진적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줄이는 것에 맞춰, 북한도 협상 상대국이 제재 해제나 평화협정 서명, 북한 은행에 국제적 기준에 맞춘 훈련 제공 등의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지켜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북한은 일본의 핵능력처럼 긴급한 경우에 핵무기화할 수 있는 핵물질 일부를 보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냉정한 협상의 기초다.

때때로 우리는 정의보다는 평화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은 북한과 미국의 두 ‘개탄스러운’ 지도자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방법을 찾아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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