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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19 20:50 수정 : 2014.12.21 14:21

영국드라마 <셜록> 크리스마스 특집편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영국드라마 <셜록> 크리스마스 특집편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이나 연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매해 이맘때면 외국 드라마 팬들의 마음도 설렌다. 특집 에피소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장기 시즌을 이어가며 사랑받아온 드라마들 가운데는 크리스마스 기념 방송이 최고의 에피소드로 기억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영국 드라마의 경우에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에도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특집을 선물로 안겨주곤 한다.

그중 작년 이즈음의 제일 반가웠던 선물로는 단연 비비시(BBC) 드라마 <셜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시즌의 결말이 비극으로 마무리되며 모든 팬들이 충격과 슬픔에 빠진 뒤 거의 2년 만에 공개된 새 에피소드이자 희망을 예고한 크리스마스 특집이었기 때문이다. 7분 남짓한 길이의 미니 에피소드였지만 <셜록> 특유의 유머와 재치 넘치는 편집이 여전했고, 무엇보다 이 시리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셜록(베니딕트 컴버배치)과 왓슨(마틴 프리먼)의 애틋한 우정으로 크리스마스 정신을 담아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실 <셜록>은 영국 드라마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꽤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스 이야기를 21세기에 맞추어 영리하게 재해석하며 원작 못지않은 영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한국방송을 통해 더빙판이 여러 차례 방영되며 큰 인기를 모아 외국 드라마로서는 최고로 많은 팬을 거느린 작품 중 하나가 됐다.

<셜록>의 인기에는 원작의 창의적 각색, 치밀한 플롯, 감각적 영상미 등 뛰어난 완성도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변주된 캐릭터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호흡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셜록 캐릭터에는 원전의 천재적 두뇌와 함께 ‘고기능 소시오패스’라는 독특한 개성이 부여되었고, 왓슨은 보조적 역할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강인한 군의관으로 재해석됐다. 셜록이 왓슨의 이성 뒤에 숨겨진 모험심과 열정을 되살려주고, 왓슨이 셜록에게 결핍된 인간미와 사회성을 보완해주는 대등한 동반자관계로서의 묘사도 호평 요인이었다. 실제로 세번째 시즌까지 이르는 동안 점점 친밀해지는 두 친구의 유대감은 여느 멜로드라마 못지않은 힘을 발휘한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셜록> 크리스마스 특집에서도 그 힘은 뚜렷하게 증명된다. 셜록의 죽음으로 끝난 시즌2와 그가 다시 돌아온 시즌3 사이에 위치한 이 에피소드는 상실감을 극복하려는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담고 있다. 누군가는 세계 곳곳에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해결되는 것을 보고 그의 생존을 확신하고, 또 누군가는 가능성을 반신반의한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은 왓슨은 셜록이 그에게 보낸 영상을 뒤늦게 받고 불가능한 기도를 다시 한번 드린다. 그가 살아 돌아오기를. 에피소드 부제인 ‘매니 해피 리턴스’(Many Happy Returns)는 “행복을 빈다”, “오늘 같은 좋은 날이 오기를” 등을 뜻한다. 사랑하는 이의 부재에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 같은 인사요 에피소드다. 유난히 힘겨웠던 올해, 다가올 크리스마스만큼은 모두에게 따뜻한 날이 되기를.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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