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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1 21:47 수정 : 2006.06.21 21:47

권경상 국립중앙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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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창의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에 책은 지식 전달과 창의력 함양에 가장 효과적인 매체로 꼽힌다. 국민들에게 책을 통하여 지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서관의 구실과 책무가 그만큼 크게 부각되는 연유다.

정부에서는 지식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도서관 인프라 확충을 위해 공공도서관을 지속적으로 건립하는 한편, 생활밀착형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자 올해부터 2008년까지 작은도서관 150관 집중조성 사업을 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관심과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 대한 이 시범사업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정부에서 정책화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민·관이 협력 추진하는 범국민적 문화운동으로 확산시키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그동안 정부와 뜻있는 민간단체에서 사회적 독서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은 열악한 편이다. 한 설문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공공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집 가까이 쉽게 갈 수 있는 도서관 부족”이며, 독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독서 습관화가 안 되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공공도서관의 접근성 문제와 독서를 자연스럽게 습관화할 수 있는 과제를 풀어낼 수 있는 황금열쇠가 바로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은 30~50평 내외로 규모가 아담하여 이용자의 생활터전 가까이,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비교적 쉽게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독서토론회, 동화구연, 자녀 독서 및 숙제지도, 작은음악회 등 실용성을 겸한 매력적인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편안하게 찾아와 독서클럽 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을 하면서 자긍심을 느끼고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문화 사랑방 구실 또한 작은도서관의 주특기로 내세울 만한 기능이다.

이렇게 쓸모가 많은 작은 도서관을 전국 3570여 읍·면·동에 1관씩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나 일부 민간차원의 운동만으로는 턱없이 힘이 모자란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그리고 지역주민이 힘을 합하면 국민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알토란 같은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지식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동네마다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철강왕 카네기는 혼자서도 3천여 마을도서관을 건립한 사례가 있으니 말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한 대기업의 사회봉사단에서 100억원을 기부하여 언론사 및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작은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을 펼치고 부천시, 순천시, 창원시 등의 지자체에서 앞장서서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나가는 사례는 매우 밝은 전망을 주고 있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동네마다 작은도서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더 많은 기업과 마을 사람들이 적극 참여하여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이 우리 국민의 월드컵 응원 메아리처럼 전국 온 동네마다 퍼져 나가기를 꿈꾼다.

권경상 국립중앙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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