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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0 21:50 수정 : 2006.09.10 21:50

이케다 다이사쿠 /SGI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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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실을 전하는 것은 미래의 희망을 의탁하는 것이다. 1945년 8월15일. 이날은 일본이 패전한 날이다. 이와 동시에 아시아 여러 나라는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가혹한 지배에서 벗어나 ‘해방’을 고하는 날이었다. 일본의 많은 민중도 이날 ‘해방됐다’고 느꼈다.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일본인에게 8월15일은 항구적인 평화 건설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하고, 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까, 그 결의를 재확인해야 할 날이다. 일본의 군국주의가 아시아 민중에게 끼친 막대하고 심각한 고통은 결코 보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절대로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아시아 사람들의 마음속에 와 닿도록 명확한 말과 성실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진심 어린 신뢰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교전권을 부인한 헌법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핵무기를 갖지 않는다는 점’, 이 두 가지는 일본이 아시아 민중에게서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이 조건이 없어지면 아시아의 불안정 요소는 증대되고 일본의 안전보장도 위협당한다. 이 수년간 일본에서도 동아시아 공동체를 둘러싸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첫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열렸다. 그 회의에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창설하고자 정상 간의 대화 정착화를 도모하게 된 것은 크나큰 수확이었다고 해도 좋다.

다종다양한 문화·종교, 더 나아가 다양한 정치제도를 갖춘 아시아 지역에도 통합의 기반이 될 정신적 토양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지향하는 ‘공생의 에토스(기풍)’라고 불렀다. 다시 말해 타자와의 친교 속에 본래의 자기가 있다고 하는 인간관이며, 대립보다도 조화, 분열보다도 결합, 고립된 ‘나’보다도 다원적인 ‘우리’를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심적 경향을 말한다. 공통의 역사인식을 함양하기 위해 아시아 공통의 역사 교과서 작성도 시도돼 왔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국가를 초월한 의식의 양성이 가능해진다. 어떠한 나라도 시대의 조류 속에서 바뀌어 왔다. 변하지 않는 것은 민중이고 인간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전쟁을 일으킨 것은 언제나 권력자였다. 그리고 그 전쟁의 희생이 된 것은 언제나 민중이다.

그러므로 자국 대 타국이라는 대립 도식을 극복하고 권력의 마성 대 민중이라는 관점에 입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민중연대의 세계관이라 해도 좋다. ‘국익’ 중심에서 ‘민중익’ 중심의 세계로. 이는 앞으로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우리들은 인류의 그러한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의 마음과 마음을 단단하고 강하게 연결해서 우정의 다리, 신의의 다리를 많이 놓는 일이다. 특히 미래에 살아갈 청년들 간의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 젊은 아시아 시민, 세계 시민의 연대야말로 전쟁의 방파제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함께 사는 곳에 여러 가지 대립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대립=전쟁이 아니다. 대립이 있다는 것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협력의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영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서로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라는 같은 방향을 보며 ‘청년들을 위해서’라는 같은 목적을 공유해야 하겠다.

이케다 다이사쿠 /SGI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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