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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7 18:47 수정 : 2006.09.29 16:55

마스다 미야코 /전 도쿄 구단중학교 교사

기고

저는 ‘노무현 대통령 3·1절 기념사 가르쳐 징계당한 마스다 교사’라는 제목의 기사(한겨레 2005년 10월25일치)를 통해 한국에 소개된 마스다 미야코입니다. 도쿄 야스쿠니신사 부근 구단중학교의 교사였지만, 올해 3월31일 ‘공무원 부적격’이라는 이유로,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지사가 임명한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의해 해고됐습니다.

이 이상한 처분은 지난해 제가 노 대통령 기념사를 수업 교재로 사용했던 데서 비롯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노 대통령의 호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일본의 침략·식민지 지배와 화해의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미래 일본의 주권자로서 계속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이런 수업은 칭찬은 받을지언정, 견책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도교육위는 제가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글 가운데 도의회 문교교육위에서 “침략전쟁 운운이라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자민당 의원의 이름을 거명하며 비판한 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소사 교과서와 이를 칭찬한 도교육위를 비판한 점을 들어 2005년 8월 도의원과 후소사를 비방했다며 수업을 빼앗은 뒤 해고했습니다.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공인이나 교과서제작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태어난 일본국 헌법이나 교육기본법의 취지, 지난해 아시아·아프리카회의에서 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반성’ 담화에 비춰 어떠한 부적절함도 없습니다. 그것을 비방·중상이라고 판단하는 도교육위 쪽의 잘못된 역사인식이 부적절하기 그지없는 것이며, 반성·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은 도교육위입니다.

저는 저의 면직(해고)철회 요구 서명을 일본과 한국 분들에게 호소했습니다. 1차적으로 일본 4984명, 한국 4872명이 동참해 주셨습니다. 9월15일 이것을 도교육위에 정중하게 건네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동한 것은 한국 분들의 서명에 함께 적힌 다음의 문장이었습니다.

“마스다 선생님의 행동은 아시아의 영원한 평화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정당한 것이라고 우리는 평가합니다. 마스다 선생님의 부당해고 철회와 직장 복귀를, 한국 국민의 양심의 이름으로 요구합니다.”

80살에 가까운 부산시민단체협의회 김희로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국 분 4872명이 단 한사람의 일본인 교사를 위해 해고 철회를 요구해 주셔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뻤고,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또 일본에 유학한 적이 있고 일본어를 매우 유창하게 구사하는 여교사 ㄱ, ㅎ씨로부터 기쁜 메일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나도 서명용지를 만들어 주위 사람들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한-일 연대가 되는군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합시다.” 제 제자도 “아이에게 진실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런 격려를 무엇보다 소중한 마음의 버팀목으로 삼아, 하루라도 빨리 해고를 철회시키려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교단에 서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일본 아이들에게 길러줘, 한국인들을 비롯해 아시아인들과 연대하고 어떤 나라에서도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아이들을 기르고 싶습니다.

서명, 정말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마스다 미야코 /전 도쿄 구단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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