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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1 19:17 수정 : 2006.11.01 19:17

김종근

기고

11월3일은 1929년 일제에 항거하여 전국의 학생들이 독립운동을 한 지 77년이 되는 기념일이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학교는 지금 북한 소재 학교 76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94곳, 참여 학생 수는 5만4천명에 이른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올해부터 ‘학생의 날’에서 ‘학생독립운동 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되고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이로써 학생독립운동의 올바른 정신을 계승할 계기는 마련된 것 같다. 하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하다.

학생독립운동은 3·1 운동과 쌍벽을 이루는 대표적인 민족해방 운동으로서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해 온 역사의 분수령이었다. 학생독립운동에 담긴 민족 자주, 민족 통일, 자치와 연대, 인권과 자유정신은 현대와 미래의 아주 귀중한 정신 자산 중 하나로 마땅히 소중하게 계승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신 계승 사업은 본격적으로 벌어지지 못하고 있고, 역사적 의의를 조명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한 학술활동 역시 기대에 턱없이 못미친다. 이념 문제에 가려 운동의 주역들 가운데 상당수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학생독립운동 관련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체계적 지원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념탑이나 기념비가 있는 경내에 실화백, 가이즈카향나무 등 일본 수종이 상당수 자리잡고 있고, 기념사업 관련 단체의 책임자 가운데는 군부독재 시대에 대학 학생과에 근무하면서 민주화운동 탄압에 앞장섰던 경력을 지닌 사람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모무 국가의 임무 방기이자, 정부의 민족의식 부재가 낳은 잘못이다.

지금 일본을 보라. 저들은 날이 갈수록 군국주의적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침략과 학살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학생독립운동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일에 소홀하다면 참으로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신 계승 사업의 주체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 5·18 기념재단이나 4·3 평화재단처럼 국가의 대대적 지원이 마땅히 전제된 사업주체를 세우고 학생독립운동 관련 기관 및 단체, 지역의 시민사회가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좌우익 이념 대립으로 왜곡된 역사적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고 운동의 주역들 가운데 좌익이라는 이유로 평가받지 못한 분들의 유공자 인정과 학술적 조명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교재 개발 및 보급, 교육용 사이트 운영, 영상자료 개발, 학교 교육과의 연계 등 다양하고도 광범한 정신 계승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남과 북의 관련 사적지를 발굴·정비하고, 가칭 ‘남북학생 자주통일 순례단’을 정례적으로 운영하는 등 학생독립운동의 핵심 정신인 민족 자주와 민족 통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독립운동연구소’를 설립하여 남과 북의 학술 교류 속에, 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한 활동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민족정기 수호 활동의 하나로, 부적합한 인사들의 관련 단체 임원 참여 배제, 일본 수종의 우리 나무로의 대체 사업도 빠뜨릴 수 없다. 유족회, 동지회, 기념사업회 등 관련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지원도 현실화해 이들 기관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학생독립운동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만큼 거기에 걸맞은 후속작업이 내실있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김종근/광주전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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