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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6 17:38 수정 : 2006.11.17 01:04

정주영 /건양대 초등특수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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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와 같은 분리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던 장애 학생들이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기회가 최근 들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특수교육 대상자 중에서 절반 이상이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재학 중이고, 특수교육 대상자로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을 포함한다면 더욱 많은 장애 학생들이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변화는 특수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통합교육에 대한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양적 성장과는 반대로 특수학급의 성장과 통합교육의 확대가 오히려 특수학급의 열악한 여건과 맞물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0월31일, 국회 교육위원회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이 집계한 결과, 학급에서 7명 이상의 장애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교사가 50%를 넘고, 1급 중도장애 학생을 3명 이상 맡는 경우는 48%에 이르렀으며, 주당 수업시수가 21시간이 넘는 교사도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개별 학생의 장애 특성과 교육적 요구에 부합해야 하는 특수교육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장차 장애학생 교육이 총체적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인적자원부나 일부 시·도 교육청은 적은 교육예산을 핑계대거나, 인구 대비 장애 학생 출현율이나 학구 내 장애 학생의 산술적 수치만을 가지고 기존 특수학급을 줄이거나 증설을 주저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인적자원부는 적극적으로 중재하기보다는 오히려 방임하는 듯한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기조는 최근 초등교사 임용고사에서 교원 임용 수가 급감한 데 대한 대처에서 엿보인다. 낮은 출산율로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초등교원 확대는 불필요하다는 정부의 궁색한 변명은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기만일 뿐이다.

교육은 출산율이나 학생 수와 같은 산술적 수치에 따라 평균적으로 계획되고 실행돼선 안 된다. 교육의 가치는 지금이 아닌 미래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 속에서 체계적으로 적용·평가돼야 한다. 좀더 적극적으로 나라의 미래를 계획하자면 교육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낮은 출산율과 같은 현재의 상황을, 초등학교의 학급당 인원 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수학급 교육 역시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특수학급 재학생 수에 의존한 산술적이고 단기적인 전망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특수학급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적극적인 자세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수학급의 확대를 통해 학급당 인원 수를 줄여 교사의 수업 여건을 개선하고, 나아진 특수교육의 질에 기초하여 통합교육의 기반을 조성하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특수교육의 비전이 요구된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미래에 대한 투자다. 특히 장애를 지닌 학생들이 일상의 방법으로 다른 학생들과 같은 경험을 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더욱 많은 교육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평등하게 더불어 사는 미래의 복지사회를 위한 첫 번째 밑그림이 될 것이다.

정주영 /건양대 초등특수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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