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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0 17:43 수정 : 2006.11.20 17:43

태종호/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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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 접촉을 갖고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드리워졌던 긴장을 해소할 대화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회담 당사국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기까지는 곳곳에 적지 않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한반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냉철한 판단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적극적인 조정자 구실을 우리가 자임해야 한다. 북-미 간의 견해차가 너무 커서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회담 재개 발표 후에 나온 북, 미의 성명을 보면 미국은 북한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한다고 했으나 북한은 11월1일 외무성 발표를 통해 금융제재 해결이 6자 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한·미·일 6자 회담 수석대표의 하노이 회동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핵확산방지 조약에 복귀하고 비핵 국가가 되는 것이 6자 회담의 주의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주장할지도 모르는 핵보유국 지위와 6자 회담의 핵군축회담 전환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시작도 하기 전에 균열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는 6자 회담이 각국의 정략의 장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휴전 반세기가 넘은 한반도를 놓고 다른 나라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흥정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딱하고 참담한 일이다. 이번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마지막 회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려면 회담 당사국들(특히 북, 미)한테 속마음을 숨긴 채 위기 돌파를 위한 시간 끌기나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회담,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회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책임감 있는 자세와 행동이 요구된다.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한 의지가 없는 회담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시간만 낭비하고 각국의 신뢰에 상처만 줄 뿐이다.

특히 북, 미는 협상테이블에 앉기 전에 2005년 9월 베이징에서 합의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기 바란다. 그 당시 합의문을 보면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비확산 조약에 복귀하며 국제 핵 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을 갖지 않으며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고,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외교적 승인과 경제 지원을 한다고 되어 있다. 이 합의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당사국들이 실천 의지보다는 정략적 접근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이번 6자 회담에서는 지금까지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얼마 전, 외교안보 장관 개각이 단행됐다. 하루속히 외교안보 라인을 안정화해서 야당과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일관된 목소리로 6자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북핵 사태의 해결은 빠를수록 좋다. 시간을 끌수록 혼란만 가중되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가 위축될 뿐 아니라, 한민족의 장래가 침체의 늪에 빠질 확률이 커진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까지의 소모적인 정쟁이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는 요소를 과감히 제거하고 적극적인 주인정신으로 우리에게 당면한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태종호/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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