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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08 17:47 수정 : 2007.01.08 17:47

김용희/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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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전망’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닐 게다. 어쩌면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할 때 하는 것이 기대인지도 모르겠다. 지난해에는 연초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을 비웃기나 하듯 일부 지역의 땅값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전문가들의 전망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전망에 포함시킬 수 없었던 또다른 요인들, 예컨대 서울 은평발 고분양가 등에서 비롯했다고 할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 전망을 한마디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분야는 토지·주택·상가·오피스텔·오피스빌딩·재개발·재건축 등으로 구분되어야 하고, 또 지역적으로는 도시권과 비도시권, 수도권과 비수도권, 수도권도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구분해 논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호재이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요인 변수는 각종 도시개발(행정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영종도 개발, 기타 지역 개발)에 따른 높은 수용 보상가와 보상금의 부동산 시장 재유입, 수도권에서 개발되는 뉴타운 지역 전세 이주자의 전세 수요, 공급 감소에 따른 신규 공급 물량의 감소, 대선과 연계된 부동산 시장의 경기진작 정책과 각종 개발공약 등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요인으로는 지난해의 가격 폭등에 따른 반발 매도세와 일반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론(개인소득 및 총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투자수익률), 담보대출 제한,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조세정책과 이런 요인 등으로 말미암은 가격안정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있겠다.

‘부동산이 아니면 큰돈을 벌 수 없다’는 한국적 부동산 시장에서의 경험과 환경론적 혹은 생태론적으로 터득된 지혜는 ‘전국토의 투기장화’ ‘전국민의 투자자화’를 만들어 왔고, 이러한 경험적 행태는 부동산 투자자금은 투기성 부동산으로 항상 먼저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왔다. ‘2007 부동산 시장 전망’은 새해에도 나홀로 생존을 모색해 가야 하는 우리 소시민이나 경제인들에게는 가장 급박하고 현실적인 화두임이 틀림 없다.

부동산 가격, 특히 수도권의 주택가격에는 거품이 있다는 일반적인 분석결과가 도출되기까지 그 과정에서 정부의 책임론을 부인할 수는 없다. 토지시장의 과다한 보상비는 구조적으로 정비되지 못한 정부의 토지수용 정책과 법제에 기인하며, 뉴타운 지역의 고분양가는 뉴타운을 기획하고 분양승인을 허가한 정부에 큰 책임이 있다. 무주택 서민들과 이른바 상대적 위화감을 갖는 비강남권, 비수도권의 주민들은 거품이 꺼지는 것이 새해의 소망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생활전선에서 저축한 자금으로 내집마련도 하고, 이제는 부동산 때문에 상실감 같은 것을 갖지 않는 상식적인 세상을 살고 싶어하기도 한다.

새해에는 마구간도 없는 초가집에 돼지꿈 안 꾸어도 좋으니 ‘집’ 때문에 더는 낙심하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부동산 뉴스에 채널 돌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며, 이제 집터보다는 일터에 관심을 두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부동산 개발과 부동산 경기가 이제는 선거에 이용되지 않았으면 하고, 부동산을 처분한다는 손빠른 투자자와 관련한 일부 보도처럼 부동산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으면 하며, 부동산 특히 주택이 공개념적 성격을 갖는다는 정책론자가 정책을 주관할 수 있었으면 하고, 서민주택을 좀더 많이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현실로 나타났으면 하며, 그래서 내년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라는 글에 더는 관심 갖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김용희/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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