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순/전국여성지방분권네트워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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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존경받는 국회의원이 많은 나라가 국민이 행복한 나라다. 보좌관에게 안 맡기고 밤새워 정책을 연구하여 1년에 한 번 의정보고 때 정책 관련 책을 출간하고 주민공청회를 준비하는 국회의원을 나는 원한다. 각종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만 하고 사라지지 않고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이것을 어떻게 국정에 반영할 것인지 방청석에서 이야기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하나의 법안을 만들기 위해 현장조사를 하고 행정부를 방문하고 세미나를 기획하여 전문가 발표를 듣고 공청회까지 열면서 늘 민중의 삶 속으로 뛰어다니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싱가포르 국회의원은 의무적으로 1주일에 한 번 주민 면담의 날을 가진다. 매주 하루는 사무실에서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 기다리면 누구든지 들어가 만날 수 있다. 주민 면담의 날을 통해 주부, 상인, 장애인, 노인, 청년, 어린이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투표 전에는 큰절을 하지만 투표 후에는 문턱이 높아 만나기가 어려운 권위적인 사람보다 이웃집 아저씨, 아주머니같이 늘 편안한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유세 기간에 소음공해를 줄이기 위해 시끄러운 음악 대신 주민과 눈빛으로 대화하고 실천으로 답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선관위가 주최하는 후보토론회에 불참하지 않고 성실히 참여하여 언제나 평가받을 자세를 갖춘 국회의원을 난 좋아한다. 지역구 유치원 재롱잔치나 초등학교 운동회에 참관하거나 산타클로스가 되어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국정청문회 때 장관더러 자료 부실하다고 호통 치지 말고 자신이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예를 갖춰 꼭 필요한 질문만 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아무리 여야가 입장이 다르고 의견이 첨예해도 날치기 통과 없고 멱살 잡지 않고 머리카락 잡아당기지 않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미국은 여야 상호존중의 정신을 의회에서 실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여 실행하고 있다. 야당을 적이 아닌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여야 협력 정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가능한 한 자유 투표를 허용하여 당론 채택으로 희생되는 당내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원외투쟁 대신 원내 문제는 원내에서 해결함으로써 의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정당보다 계파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계파 우두머리에 대한 충성보다 지역구민에게 더 충성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유권자에게 유명 실세나 계파 소속임을 홍보하기보다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자치단체장 공약이나 다른 후보 공약을 베끼지 않고 유권자와의 약속을 공약의 최우위에 두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지금 당장 필요 없는 일이지만 먼 장래에 민족과 국가에 꼭 필요한 일을 찾아내어 공약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주중에 폭탄주 안 하고 골프장보다 도서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이민자들의 시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각종 조약 비준이 국부 창출이나 국부 유출과 관계된다고 조항 하나하나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농민이나 이해당사자들과 연구모임을 만들어 근본적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시민운동이나 지역봉사활동을 통해 주민 문제와 지역 문제 해결법을 체득한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장애인, 여성, 노동계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샐러리맨, 노점상 주인, 영세사업가 출신으로 지역구에서 당당하게 선출된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여성발전기금이나 환경기금에 쾌척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국회의원을 난 원한다. 어디 이런 사람 없나요? 김귀순/전국여성지방분권네트워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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