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19 21:05
수정 : 2009.01.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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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건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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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실물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우리 산업현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빠르게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면서 중소기업들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생존게임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고자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 금융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철강 등 우리 주력산업의 조업단축으로 말미암아 협력 중소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전시’ 상황이다. 평상시의 문제의식을 뛰어넘는 역발상 자세로 경제위기를 정면에서 돌파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답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현장 대응력에서 다소 미흡하여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께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경제를 살리는 것에 최우선을 두고 현장 중심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일부에서 도덕적 해이 등 부작용을 제기한다고 해서 좌고우면하거나, 정책을 실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선 극도로 악화된 중소기업의 자금난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 정부는 재정투입 면에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보증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2002년 카드대란 당시보다 적은 규모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중소기업의 신용경색을 완화하자면 보증기관에 재정 투입을 확대해서 보증공급을 늘리고 보증 비율을 100%로 높여 중소기업으로 돈이 돌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정당한 정책집행에 대한 개인이나 기관의 면책조항을 분명하게 정립하는 것도 경색된 금융시장을 푸는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재정 확대를 통해 실물경기의 급격한 추락을 막아야 한다. 이미 정부가 밝힌 바와 같이 공공구매 확대, 예산 조기집행 등으로 실물경기 침체를 막고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원천기술과 핵심역량을 확보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되 노후화된 산업단지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우선 투입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 주변의 교통여건을 개선하고, 각종 편의시설, 보육시설 및 임대아파트 등을 건설하면 중소기업의 입지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사회기반시설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내수 한계를 극복하고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안이 수출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선진국들의 경기침체로 수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경기침체에 직면한 각국이 자국 이익에 우선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의 성장 엔진인 수출둔화가 가시화되는 상황임에도 환율상승으로 생긴 가격 경쟁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은행권을 통한 무역금융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중소 수출업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출보험공사 등을 통한 수출보증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 주력 수출시장은 물론,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총력지원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대표를 중심으로 시장개척단 파견을 늘리고 새로운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최홍건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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