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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05 19:23 수정 : 2012.11.05 19:23

리치 스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온 미국이 대선 캠페인으로 들썩이지만 지금까지 두 후보에게서 들은 것은 오로지 중산층에 관한 문제들뿐이다. 그들은 국민을 위해 이러저러한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 정책들은 분명 미래에 중산층을 더욱 강하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두 후보 모두에게서 아직 듣지 못한 것이 있다. 오바마, 롬니 두 후보 모두 빈곤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제대로 말하고 있지 않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난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말이다.

두 대통령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 말이다. 안타깝게도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미국 통계국에서는 최근 자그마치 1억4600만명의 미국인이 빈곤에 시달리거나 저소득층에 속한다고 밝혔다. 미국 인구수의 거의 절반이 매년 4만6000달러(약 4600만원)에 못 미치는 돈으로 네 명의 가족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노인, 장애인, 혹은 참전군인이거나 미혼모다. 누구보다 힘겹게 일하고, 또는 직업조차 허락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미국의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받는 고통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오늘날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배고픔에 시달린다. 아프리카의 동부와 서부 지역은 매일 기아라는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 배고픔 때문에, 그리고 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작은 위험 때문에 거의 매일 1만90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간다.

물론 현재 많은 미국인 가족들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결할 능력이 없는 그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유권자로서, 후보자들이 내거는 정책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까를 고려하기 이전에, 그 누구보다 빈곤층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외교정책부터 경제회복까지 그 어느 때보다 후보자들이 내놓는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어느 지도자도 빈곤층을 향한 책임감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수치다.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향한 우리의 책임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한 사회가 안아야 할 몫이다. 성경에서 선지자 에스겔은 이렇게 경고한다. “네 아우 소돔의 죄악은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며,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아니하며.” 소돔의 간음죄가 아닌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돕지 않은 죄를 묻고 있는 것이다.

어느 가정이 실업으로 인해서든 가뭄 때문이든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면 조금이라도 그 고통을 덜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게 우리 모두의 의무다.

선거가 있을 때 후보들은 특정 다수에게 유익한 정책을 약속하며 그들의 표를 ‘산다’(Buy). 그렇다면 우리는 궁핍한 자들을 돕겠다 약속하는 후보에게 우리의 표를 ‘파는’(Sell) 것은 어떨까?

선거의 해만 되면 너도나도 중산층에게 환심을 사려는 정책들을 내놓는 이때,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가난한 가정들이 경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정책을 약속해야 한다.

미국을 넘어 세계의 모든 궁핍한 자들을 위해.

리치 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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