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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07 19:24 수정 : 2012.11.07 20:42

우준희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회장

최근 우리나라 의료 분야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각종 주요 시술이 증가하고, 감염에 취약한 노령층 인구가 늘어 의료 관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병원 내 감염 등 의료 안전 문제의 해결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강조하고 있으며, 의료체계가 선진화된 국가들도 환자의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료 관련 감염은 입원 및 시술 과정과 관련된 감염으로 환자와 의료기관 종사자, 일반 병·의원과 요양병원 등 다양한 시설과 관계인들의 감염을 포함한다. 우리나라는 1995년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가 설립돼 다양한 연구와 감염 예방 활동을 수행해 오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 전반에선 의료 관련 감염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지 않다. 이제는 우리도 어느 병원의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몇 건이라는 등 얕은 잣대가 아니라 장기간의 감시자료에 기반을 둔 감염관리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감염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 관련 감염에 대한 인식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의료 관련 감염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흔히들 슈퍼박테리아라고 말하는 다제내성균감염이 몇 건 발생했느냐를 따지기 전에 입원환자 면회에 어린이를 데려가지 않는 것을 공론화하는 것이 의료 관련 감염 예방에 더 긴요하다. 또 감염관리를 위한 기본적 감시자료가 부족하고, 이를 생산하고 감염관리를 수행해 나갈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 역시 큰 문제다. 정확한 감시자료라는 근거가 없는 감염관리 정책은 일시적 효과만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요구되는 것은 첫째, 감염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병원 내 전담직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감염관리는 감염병학, 미생물학, 역학, 병원행정 등 광범위한 전문지식적 토대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인력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수행하여야 한다.

둘째, 감염관리 비용에 대한 보상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감염관리 행위가 의료수가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현 비용체계에서 이는 병원에 너무나 큰 재정적 부담이 된다. 감염관리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고, 질병 발생 이전의 예방은 발생 후 치료보다 파급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관리에 꼭 필요한 항목은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지급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병원 스스로 감염관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유인책이나 감염관리활동을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지속적으로 감염 감시자료를 생성하고 감염관리의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을 위해 관련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선진 외국의 상황에 기초한 감염관리 방법을 국내에 적용하려면 국내 상황을 토대로 한 검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감염관리를 위한 전담기구를 정부 또는 산하기관에 설치하여 지속적인 감염관리 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행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에 감염관리 담당 부서와 전문인력을 두어 감염감시체계를 구축하고, 국가지침의 관리와 전문가 양성 등 감염관리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이러한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다. 학술단체와 정책 입안 부서 및 실행 부서가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국민의 건강 수호를 위한 안전한 의료환경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우준희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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