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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30 18:57 수정 : 2015.12.30 18:57

지난 11일 당국회담에서 북한 쪽의 주장 내용과 행태를 곱씹어 보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8·25 합의 이후 북한은 합의 사항들을 나름대로 착실히(?) 이행하면서 마지막 당국회담을 준비해온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 10월 하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당국회담과 연계시키지도 않으면서 무난히 치르고 난 뒤, 우리 쪽의 회담 제의에도 몇 번씩 무응답으로 일관하다 마침내 당국회담을 애초 합의와는 달리 개성공단에서 차관급 당국자 회담으로 개최한 데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속셈이 있다고 본다. 아마도 북은 5·24조치의 해제를 핵심 의제로 삼을 것인가를 놓고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우선 제1차 당국회담의 목표를 남쪽 당국의 남북관계 재개에 대한 진정성 확인에 두고, 진정성이 확인이 된다면 모든 의제의 협의로 확대해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 그동안 남쪽의 보수·진보를 떠나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했던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핵심 관철사항으로 선정해, 우리 쪽의 반응을 살피기로 하고 회담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회담 뒤 실망과 함께 앞으로 남쪽 현 정부와의 대화를 기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혔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상사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남북간 문제는 필히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봐야만 해결책이 나온다. 관광객의 신변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우리 쪽의 주장을 북한은 정말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2009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신변안전 보장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더 무슨 보장이 필요하단 말인가라고. 필자가 2010년 18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만난 북쪽 인사들의 발언 내용은 ‘20살도 안 된 새내기 여성 초병이 저지른 일이다’, ‘과잉대응임은 분명하나 초병의 근무수칙에 따른 행동인데 군대가 어떻게 사과를 하나’ 등이었다.

북한의 주장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의 넓은 마음과 결단이 필요한 일이기에 하는 말이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쪽보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이익이 되는 사업일 수 있다.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을 지나 금강산을 관광한다는 것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관광상품이고, 매년 수십만명이 금강산행을 선택할 것이다. 이는 분명 대박이다. 강원도 고성·속초 일대의 지방 경기 활성화는 물론 어쩌면 가장 귀중한 것, 우리의 젊은 청소년들의 남북통일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통일학습장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성원 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 부원장
북한의 발언 내용을 보면 이제 남북 이산가족 문제의 본질적 해결도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커진다.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사업은 모두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업이다. 올해의 북한 신년사를 비롯하여 일련의 북한 행태를 보면 북은 절실하게 남북관계의 복원을 바라고 있다. 남쪽과 경제교류 없이는 그들의 경제개발 전략이 제대로 실행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호기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국내 기업들은 내년 경기 전망을 매우 어둡게 평가하고 있다. 청년 실업을 포함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한계에 이른 지금 탈출구는 북한에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핵미사일 문제도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복원되어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해 정부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해본다.

이성원 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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