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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2 19:21 수정 : 2016.05.02 19:21




지난 1일은 노동절이었다. 1880년대 열악한 노동환경과 적은 임금에 시달리던 미국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 실현을 위해 1884년 총파업을 결의하고, 1886년 5월1일을 제1차 시위의 날로 정했다. 1차 시위 사흘째인 5월3일 시카고에서는 21만명의 노동자와 경찰의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이들의 투쟁을 기념하며 5월1일을 노동절(메이데이)로 지정했다. 세계 노동자의 외침이 있은 지 126년, 오늘날 노동자들은 얼마나 행복해졌을까?

올해 미국의 최저임금은 7.25달러다. 물가상승을 반영해 1968년의 최저임금과 비교해보면 약 30%가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최저임금은 주로 유색인종과 여성에게 해당되며, 이는 임대료 및 생필품 수급의 어려움 등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어 ‘더 나은 삶’으로의 변화를 막고 있다. 무엇보다 하루 8시간을 일하는 노동자가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스스로 이어갈 수 없는 것은 큰 사회적 문제이며, 이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허점이 있음을 방증한다.

이와 관련해 닥터 브로너스와 페어니스 프로젝트그룹은 이런 현실을 타파하고자 여러 사회적 기업들과 미국의 50개 주에 최저임금을 높이는 투표를 건의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또한 2012년에는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을 주도하는 기업인 단체 ‘비즈니스 포 어 페어 미니멈 웨이지’(Business for a Fair Minimum Wage) 회원사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려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주에서 법정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시간당 15달러(약 1만7000원)로 인상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후 다른 주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은 다양한 장점을 가진다. 첫째, 노동자가 더 많은 돈을 사용함으로써 경제 선순환에 기여한다. 즉, 임금 상승은 서비스업 및 외식업, 유통업에서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의 소득까지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격차 감소로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져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안정적인 임금 지급으로 이직률이 낮아지고, 이를 통해 생산성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 셋째, 최저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노동자들에게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게 되며, 이 비용을 도움이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에서 최고 경영진과 최저임금 노동자 사이의 불평등 완화도 기대된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는 닥터 브로너스는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최고경영자(CEO)와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연봉 차이가 5배를 넘지 않는다. 또한 올 여름부터 가을까지 라벨에 공정임금에 관한 문구를 새긴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여 수익의 일부를 공정임금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나아가 더 많은 이들이 공정임금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캠페인 프로그램들도 개발 중이다.

데이비드 브로너 닥터 브로너스 최고경영인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볼 때 최저임금을 5년에 걸쳐 매년 약 70~90%씩 올리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곧 기업의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업무 능력과 고객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기업은 노동자가 바로 소비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공정한 최저임금, 공정임금의 정착을 통해 근로자의 행복이 수직 상승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데이비드 브로너 닥터 브로너스 최고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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