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희 국제스포츠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체육학 박사
|
박주희 국제스포츠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체육학 박사
|
국제스포츠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체육학 박사 러시아의 도핑 파문은 평창겨울올림픽과 평창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큰 이슈였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막을 내린 직후인 지난달 21~23일(현지시각) ‘올림픽의 수도’ 스위스 로잔에서 9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깨끗한 스포츠의 미래’를 주제로 제14회 세계반도핑기구(WADA) 심포지엄이 열렸다. 러시아 도핑 파문 이후 전 세계의 스포츠 도핑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한 도핑검사 예고였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상한 선수들을 확인하고, 검사 대상을 더욱 효율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집되고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더욱 정확한 조사 대상을 선정해 적절한 도핑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지난달 28일, 핀란드도핑방지위원회 주관으로 핀란드 헬싱키에서 세계반도핑기구를 비롯한 각국 도핑방지 관련 인사들이 모여 네트워크 및 정보수집 강화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11개 국가도핑방지위원회(NADO)와 2개 국제종목연맹(IF), 인터폴, 세계반도핑기구 정보수사(I&I) 부서 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는 최신 정보수사 혁신 기술과 오는 5월 세계반도핑기구 집행위 및 이사회에 보고될 도핑방지 정보수사 네트워크(ADIIN) 운영계획 등이 논의됐으며, 도핑방지 정보수사 네트워크는 경험, 전문성, 경영, 및 운영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라고 전한 바 있다. 현재 세계반도핑기구의 가장 큰 고민은 수집한 방대한 선수 데이터를 제 시간 안에 분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더욱 빨리 수상한 선수를 찾아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도핑 의혹 선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면, 데이터를 활용해 세계반도핑기구의 검사 및 조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의심되는 선수들에 대한 집중 검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고, 방대한 데이터의 분석이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이루어져 스마트한 도핑검사가 기대된다. 특히 러시아 도핑스캔들 이후 설립된 독립검사기구(ITA)는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검사 기능을 수행해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도핑 검사를 받을 것인지를 모두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독립검사기구는 아직 초기단계에 있으나, 관심 있는 국제종목연맹들이 기존 본 조직에서 진행하던 도핑검사를 독립검사기구에 위임하게 되면 더욱 커지고 체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세계반도핑기구 가맹기구 규정준수 국제표준이 지난 1일부터 도입됐으며, 세계반도핑기구가 가맹기구들의 준수사항을 감시하고 이를 위한 제재 능력 또한 갖추게 됨으로써 효과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종목연맹(IF)과 주요 국제경기대회 주관단체(MEO)의 역할 및 책임 조항에 의하면 앞으로 국제종목연맹과 주요 국제경기대회 주관단체는 세계반도핑기구 규정을 준수하는 가맹기구를 보유한 개최 후보국들에게만 국제대회 유치 신청 권한 부여를 권고되어 있다. 또 세계반도핑기구는 예산 증가의 필요성 또한 강조하며 도핑방지에 필요한 다양한 업무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세계반도핑기구의 연구 예산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예산의 일부가 이번 러시아 도핑 스캔들 조사 등과 같은 다른 업무에 지원되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고, 12년간 약 8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계반도핑기구 라빈 수석국장은 현재 세계반도핑기구의 다양한 조사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대부분의 예산이 연구 분야에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을 인정했지만 도핑방지를 위한 꾸준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분야에 투자를 위해 지난 10년간 80%의 연구예산을 삭감한 세계반도핑기구는 올해 기존 3200만 달러(한화 약 343억원) 예산보다 8% 증가된 예산안을 기대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1000만 달러(한화 약 107억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반도핑기구 캐서린 맥린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필요시 조직 명칭을 변경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덧붙이며, 현재 ‘도핑방지(anti-doping)‘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 이름을 변경한다면, 많은 파트너를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즉,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재정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세계반도핑기구는 이미지 리브랜딩(re-branding)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조직명칭 변경도 고려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반도핑기구가 더욱 많은 예산을 증가하고 자금 지원을 넓히기 위해 스포츠와 도핑뿐만 아니라 폭넓은 마약방지(anti-drugs) 사업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국제스포츠의 강국인 대한민국 역시 급변하는 전 세계 스포츠 흐름에 발맞추어 다양한 시도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