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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8 18:44 수정 : 2018.06.28 19:06

이석수
국방대학교 교수·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방문학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6월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다. 회담 직후 실시된 권위 있는 여론조사(AP-NORC)에 따르면 미국민의 55%가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여론조사에서 42%의 지지도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여론이 호전된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적이다. 북한이 역사적으로 약속과 파기를 반복해온 것에 주목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현재 새롭게 시도하는 북한 비핵화 협상 방식은 과거와 무엇이 다른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최근 접근방식은 몇 가지 새로운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정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비핵화에 성공한 리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최고지도자의 의지와 결단이 없이는 핵 프로그램 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김 위원장을 만나 설득하고 비핵화를 결단·이행하게 해야 한다. 일부 비판적인 미국의 전문가들도 정상회담이라는 형식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둘째, 주요 당사자인 한국, 북한, 미국 등이 양자, 즉 일대일 방식 협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풀려고 한다. 한·미, 남·북한, 북·미라는 세 쌍의 주요 양자 대화가 가동되고 있다. 과거에도 양자협상이 있었으나 주로 6자회담과 같은 다자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북한 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한·미, 남·북한과 북·미 양자의 최고위급 직접협상이 긴요하다.

셋째,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여건을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우선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 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전격적으로 만난 것이다. 북·미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핵 개발의 명분으로 삼았다. 북·미 관계 개선은 김 위원장의 핵 개발 주요 명분을 크게 약화시킨다.

넷째, 한국과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빈틈없는 한·미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정상은 수시로 전화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필요하면 만난다. 실무진들도 정보를 최대한 공유하고 입장을 조정한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해 협상력을 높이는 외교전술을 구사했다. 이번에 북한은 오히려 미국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데 한국의 도움을 요청했다. 강력한 한·미 공조는 북한과 대화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된다.

다섯째, 한국, 북한,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용적 핵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북한의 김 위원장은 핵 협상에 데뷔하는 셈이다. 그동안 협상을 배제한 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실리를 추구하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그는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새로운 정상들이 전개하는 핵 협상은 과거와 다를 개연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과연 체제의 생존을 위해 개발한 핵을 체제의 생존을 위해 포기하는 역설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인가?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접근방식은 이번 핵 협상이 과거와 다르며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유의할 점은 북한의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와 북한 핵 문제의 지나친 정치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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