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AS] ‘정치개입’ 군사이버사의 죄와 벌 ①
1만2844번, ‘막말’이라 부르기도 안쓰러운 글들을 올린 횟수
댓글부터 자체 제작 콘텐츠까지…민망한 그들의 민낯 공개
대한민국 군대엔 ‘사이버사령부’(이하 사이버사)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그런 조직이 있는지조차 몰랐을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한 업무라는 게 또 가관입니다.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에 대한 방어 활동”은 ‘교과서’에만 적혀 있는 업무일뿐. 사이버사가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부터 2012년 12월 대선까지 온라인에서 벌인 ‘작전’을 살펴보면 일부 개념없는 악플러들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악플러들은 무슨 대단한 정치적 의도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닐 테니, 악플러보다 더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사이버사의 정치개입은 2013년 10월14일 <한겨레>의 보도( ▶ 관련 기사 : 군 사이버사령부도 대선 ‘댓글 공작’ 의혹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06999.html )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1년 넘는 시간이 지난 2014년 12월30일 정치개입을 지휘·감독한 옥도경·연제욱 전 사이버사 사령관과 임무를 수행한 군무원들이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군형법의 정치관여 혐의 등이 적용됐고 대부분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결론부터 보자면 연제욱 전 사이버사 사령관(소장)에겐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옥도경 전 사령관(준장)은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작전 총괄 담당자 박아무개 사이버사 심리전단장(3급 군무원)도 선고가 유예됐고, 심리전단 소속 정아무개씨(4급 군무원)에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군법원이 이들을 봐주면서 든 양형 이유는 이 글의 하편 격인 ② 그들의 항변과 죗값 ( ▶ ②편 링크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3038.html)은 합당한가에서 차차 따져보겠습니다.
사이버사 여론 조작.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 공개자료. KBS 뉴스 캡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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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방 사이버전의 시행
3. 국방 사이버전 전문인력의 육성과 기술 개발
4. 국방 사이버전을 대비한 부대 훈련
5. 국방 사이버전 유관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 및 협조체계 구축
6. 그 밖에 국방 사이버전과 관련된 사항 2항의 ‘국방 사이버전’의 범위는 “국방·안보 관련 사안에 한정”됩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특정 정당·정치인 옹호행위는 일체 금지”됩니다. (사이버심리전 작전 지침 3조) 그런데 이 직무 범위나 작전 범위 역시 ‘교과서’에나 나와있는 내용일 뿐입니다.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사이버사 부대원들이 실제로 수행한 ‘작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군법원이 판결문에 쓴 내용입니다.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일부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박원순 후보, 전교조 등 비판」 「탈북자는 변절자라고 발언한 임수경 의원에 대한 비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 제창 거절 비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 비판」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비판」 「소위 종북세력으로 불리는 일부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 「백선엽을 민족 반역자라고 발언한 김광진 의원에 대한 비판 」 「NLL 관련 발언들에 대한 일부 정치인 비판」 이렇게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실 겁니다. 비판이란 ‘사물의 옮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밝히는 일’입니다. 그들이 ‘작전’을 통해 비판했다는 글들을 보겠습니다. 이를 비판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한번 보시죠. 역시 판결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2012년 1월31일. 530단 소속 김아무개 중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결식아동 석식비 아침 저녁예산까지 없애…무상급식으로 인해 삭감된 예산들”이라는 글을 리트위트하며 “원숭이~!!”라는 글을 작성.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예산을 비판한 글을 재전송하며 박 시장을 ‘원숭이’라고 비난했다는 뜻입니다) 2012년 6월4일. 530단 소속 이아무개 중사는 <머니투데이>가 쓴 기사(임수경 “ ‘총살감’ 말에 격해져...” 막말 공식사과)에 “저런 빨갱이년은 당장에 북으로 보내서 김정은이 기쁨조나 시켜야지. 에이 퉤퉤퉤”라는 댓글 작성. 2012년 10월12일. 530단 소속 송아무개(8급 군무원)는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 <데일리안>의 기사(“오세훈 전시행정 못지않은 박원순 농업쇼”)를 인용하며 “국회에서 털린 박원순, 지도 똑같이 따라하는거 보소. 텃밭 만들어 놨는데 하루에 100명. 시발 장난하냐ㅋㅋㅋ”라는 댓글 작성. 2012년 10월16일. 530단 소속 최아무개(9급 군무원)는 <머니투데이>가 박지원 의원의 말을 인용해 쓴 기사(“노크귀순 국방장관·합참의장 사퇴해야”)에 “지는 실정에 책임진 적 있나. 교도관까지 매수해서 증거인멸한 인간이 ㅉㅉㅉㅉ”라는 댓글 작성. 2013년 3월7일. 530단장 박아무개(3급 군무원)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님 한복 입고 미국 돌아다니시고 영어로 연설하면서 박수갈채받는 모습보니까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든다ㅠㅠ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그냥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ㅠㅠ 앞으로 멋진 모습 많이 보여주셨으면 !!ㅠㅠ”이라는 글을 작성. 2012년 10월22일. 530단 소속 정아무개(4급 군무원)는 <데일리안>이 김광진 의원을 비판하며 쓴 기사(6·25 영웅 비난한 민주당은 민주공산당)에 “완존히 미친 색이네. 어떻게 저런 놈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길가다가 벼락맞고 뒈저라”라고 댓글 작성.
옥도경 국군사이버사령관이 2013년 11월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군사이버사 요원의 선거개입 댓글 활동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쪽은 당시 국방부 장관인 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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