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의 총선 당일 표정. 왼쪽부터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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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72
지역갈등-1여다야 ‘장벽’ 붕괴된 20대 총선
민심은 왜 ‘권력지형 재편’을 명령했는가
경기 49/한나라 14/열린우리 35
인천 12/한나라 3/열린우리 9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은 122석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82석, 국민의당 2석, 정의당 1석, 무소속 2석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은 35석에 그쳤습니다.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얻은 의석 비율이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역풍 당시 얻은 의석 비율보다 적습니다. 서울 49/새누리 12/더민주 35/국민의당 2
경기 60/새누리 19/더민주 40/정의당 1
인천 13/새누리 4/더민주 7/무소속 2 뿐만 아니라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의 새누리당 후보들 가운데 여러 명이 2004년과 달리 야당 후보 및 야당 성향 무소속 후보들에게 패배했습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강남, 송파, 분당도 무너졌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2004년 탄핵 역풍 때보다 더 컸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정도면 가히 ‘선거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은 2006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 거의 모든 전국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운영은 결코 새삼스런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독선적으로’ ‘오만하게’ 국정을 운영했습니다. 여당 지도부를 부하 직원처럼 대했고 국회와 야당을 적대시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선거에서 계속 이겼습니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야당은 크게 분열했습니다. 구도는 확실히 여당에 유리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뭘 특별히 잘한 것도 없습니다. 두 야당이 제기한 정권심판론이나 경제실정론은 울림이 없었습니다. 언론 환경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했습니다. 지상파 방송은 안보 정국을 조성하기에 바빴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은 2011년 12월 개국 이래 4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야당을 비난하고 이간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왜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패배한 것일까요? 아니 패배 정도가 아니라 122석으로 주저앉는 ‘참패’를 당한 것일까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거 결과 선거가 끝난 뒤 여기저기서 전문가들의 사과와 반성이 쏟아졌습니다. 언론은 물론이고 정치 평론가, 정치학자들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반성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과와 반성을 보면서 저는 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과와 반성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반성을 해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이번 선거에서 왜 ‘혁명적 결과’가 나타났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각종 자료를 살펴본 뒤 천천히 해답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4·13 결과를 놓고 수많은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그 가운데 ‘선거 혁명’의 원인을 짚은 몇 대목을 찾아보았습니다. 대부분 매우 유익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실련 20대 총선 평가와 향후 과제
4월14일(목) 오전 10시
“새누리당의 공천 잡음과 임기 중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경제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작용했다.”(조진만)
“야권 계층의 정밀한 교차투표가 국민에 의한 의석 개편을 만들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적극 투표율의 변화(50~60세대는 감소, 20~30 세대는 증가), 부동층 비율의 증가 등 사소한 ‘사고’들이 계속됐다.”(이택수)
“더이상은 못살겠다는 민심의 반영이다.”(박상인)
“진박공천이 진상공천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포괄적 성장이라는 경제담론을 들고 나오면서 수도권 틈새를 채웠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정의당의 표를 가져왔다.”(이준한)
“20~30세대의 높은 투표율과 60대의 낮은 투표율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전략적인 야당의 교차투표도 있었지만 보수 세력의 국민의당으로의 이탈도 분명히 존재했다.”(김능구)
“세월호 이후 불통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가 주원인이다. 기저에는 헬조선, 양극화 등 경제문제에 대한 불만이 존재했다. 대구, 부산, 서울 강남 등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았다.”(정제혁)
다른백년 특별기획 ‘4·13 총선에 나타난 민심과 향후 정국 전망’
4월14일 오후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87년 대선부터 강화되어 온 영호남 지역주의가 균열되면서 영호남 모두에서 이제 정책투표, 계급투표의 가능성이 열리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서울 강남 3구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선전하고 당선자까지 낸 것은 박근혜 정권의 수구보수적인 행태에 대한 합리적인 보수의 반발로 해석할 수 있다. 대구·경북이나 60대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은 수구보수와 박근혜 정권의 막가파식 행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김동춘)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 ‘더미래연구소’
‘4·13 총선 평가와 전망’
4월21일 오전
“여대야소 예측이 빗나간 최대 요인은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불리던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기반인 TK/PK, 50~60세대에서 정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정권심판론이 상승한 점에서 찾을 수 있음…이러한 심판론의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보다 여당과 제1야당이 보여준 공천파동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음. 진박 대 비박 리스트를 앞세워 지지층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인 동원을 시도하였고, 공천유예라는 책임전가형 컷오프, 옥쇄파동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짐.”(정한울)
“새누리의 자만.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는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의식에 빠져 있었음. 180석이냐, 아니면 160석이냐, 아니면 과반수냐 숫자의 차이일 뿐 이기는 것은 틀림없다는 인식에 젖어 있었음. 경제실정에 따른 민심의 심판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하여 안일하게 판단했음…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과 유사하게 오만불손, 계파공천, 막말 파동, 불통, 무변화를 보였다면,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는 2012년 새누리당과 유사하게 당명, 대표, 이념적 스탠스부터 최소한의 변화를 시도했고 공천 등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이 선거 결과를 갈랐던 것으로 보임.”(이준한)
2004년 4월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초청해 한나라·자민련·새천년민주당 등 야3당이 가결한 탄핵소추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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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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