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첫째)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후보자인 안상수 의원(왼쪽 둘째),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 둘째),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 첫째)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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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250)
‘김진태-황교안-홍준표-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무슨 순서?
시대 거슬러 과거로 되돌아가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리버럴’ 문재인 정부를 좌파로 비판하며 극우화 조짐
‘민생 경제’-‘북한 비핵화’ 해결책 없이 색깔론 회귀
‘실용 보수’-‘개혁 보수’ 빈자리에 ‘반공 보수’ 판쳐
자유한국당이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첫째)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후보자인 안상수 의원(왼쪽 둘째),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 둘째), 오세훈 전 서울시장(오른쪽 첫째)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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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노인이 살기등등한 기세로 몰려다니는 젊은이들을 만났다. 젊은이들은 노인에게 ‘영감은 좌익이요, 우익이요?’라고 물었다. 노인은 눈치를 살살 보다가 왠지 오른쪽이 안전할 것 같아서 우익이라고 했다. 젊은이들은 ‘이 영감 반동이로구먼’이라며 마구 때렸다. 노인이 다시 길을 가다가 다른 젊은이들을 만났다. 젊은이들은 똑같은 질문을 했다. 노인은 좌익이라고 대답했다. 젊은이들은 ‘이 영감 빨갱이구먼’이라며 마구 때렸다. 노인이 다시 길을 갔다. 또 다른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같은 질문을 했다. 노인은 공포에 질려서 ‘나는 좌익도 우익도 아니다’라고 했다. 젊은이들은 ‘이 영감 기회주의자로구먼’이라며 마구 때렸다.”
“대중의 현재적 정치적 인식 지형이 기본적으로 ‘좌파 대 우파’로 설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대를 ‘좌파’로 규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점점 더 ‘우파’ 프레임에 강하게 제한해 온 전략적 오류를 극복하고, 이념적으로 경직되고 편향된 경도된 사고에서 벗어나 ‘리버럴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의 정치적·이념적 포지셔닝을 경제·안보적 실용주의에 맞추고, 사회적 개혁 과제에 선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냉전 반공주의, 대결적 인식으로부터의 인식적 전환을 통해 ‘평화’를 지향하는 안보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김진태 “문재인 퇴진 투쟁 : 주사파 정권의 사회주의 열차 세우자”
주호영 “보수는 수구꼴통 꼰대정당 이미지 연상시키는 단어” 자성론 시간 순서대로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사람들의 발언을 간추려 보았습니다. 안상수 의원은 1월 23일 국회 기자실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주사파, 민노총, 정체 모를 시민단체에 둘러싸인 청와대!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북한에 가서 ‘남측 대통령’이라 머리를 조아리고, 태극기는 오간 데 없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폐기도 하지 않는데, 우리만 셀프 무장해제를 했습니다. 대명천지에 광화문에서 시민단체가 ‘김정은 위인 맞이 환영단’을 발족해도 그 자리에 공권력은 없었습니다.”
“입법, 행정, 사법 삼권에서 지방정부까지 좌파 정권이 장악한 작금의 상황에서 2020년 총선압승만이 문재인 좌파 정권의 광풍을 막을 수 있습니다.”
① 우파정당 건설 :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우파정당이 있었습니까? 그동안 한국당의 나약한 모습에 속 터지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가치가 옳다고 믿고, 끝까지 가는 우파정당을 만들겠다. 들쥐처럼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사이비 우파는 필요 없다.
② 보수우파 통합 : 우리 당과 애국세력을 통합할 적임자 누구인가? 탈당파와도 원칙 있는 통합을 하겠다. 당을 지키고 싸운 사람만 가능하다. 나를 중심으로 보수우파 전체를 통합하겠다.
③ 문재인 퇴진 투쟁 : 주사파 정권의 사회주의 열차를 세우자. 국민 저항권 행사할 때다. 역대 이렇게 장외투쟁을 하지 않는 야당은 없었다. 장외투쟁에 나서자.
④ 한미동맹 강화, 자유시장경제 확립 : 안보가 튼튼한 나라, 기업에는 활력을, 청년에겐 기회를 주는 나라 만들자.
⑤ 총선 개헌 저지선 확보 : 자유민주주의 우리 헌법을 지키겠다. 사당화(私黨化) 배제하고, 투명한 공천으로 총선승리 이끌겠다.
“보수의 가치는 매우 소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많은 국민들에게 보수라는 말은 ‘수구꼴통’, ‘꼰대정당’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전적으로 보수정당 정치인들인 우리의 책임입니다.
언제까지 지지율 떨어질 때만 호들갑떨면서 봉사하고, 선거철에만 머리 숙인다는 비판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지금 영국의 보수당은 기존의 보수주의 이념과 정책 노선을 재정립하고, 노동당의 경제정책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재집권에 성공하였습니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들께서 보수라는 이름을 버리라고 한다면 버릴 각오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구시대적 보수주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 나란히 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주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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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보수 우파 출신 전직 두 대통령을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여 구속”
심재철 “자유민주통일이 아니라 연합제와 연방제를 절충하는 식의 헌법 개정안”
정우택 “좌파독재정권에 맞서야”···“진보좌파 사회로 바꾸어 보겠다는 그 무지”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그는 공안검사 출신답게 짧지만 아주 강렬한 표현으로 색깔론을 폈습니다.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철 지난 좌파 경제실험 소득주도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가 되었습니다.”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정권이 추구하는 통일과 국민 대다수가 생각하는 통일이 같은 것인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자유 우파 정당입니다.”
“좌파 정권의 정치 보복과 국정 비리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좌파 정권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입니다.”
“총선압승을 통해 좌파 개헌을 막고,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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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출신 전직 두 대통령을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여 구속, 영어의 몸이 되게 한 정권이 아직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전직 사법부의 수장도 적폐로 몰아 인민재판을 하고 있습니다.”
“막장으로 가는 대한민국 그 끝은 어디인가요? 북과 연합하여 우리끼리의 세상만 만들어 가는 저들의 마지막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요?”
“깨어 있는 국민만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킵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민생 경제가 도탄에 빠졌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남북군사합의서’로 국가 안보의 토대를 허물며,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자유민주통일이 아니라 연합제와 연방제를 절충하는 식의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겠다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좌파와 싸워 이길 수 있겠습니까?”
“용감한 보수, 이기는 심재철이 당을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10년 야당 생활을 했습니다. 이전 진보 정권보다 더 좌 편향적인 문재인 정부에서는 앞으로 더 가혹한 야당의 혹한기를 대비해야 합니다.”
“좌파독재정권에 맞서는 ‘강력한 야당’을 만들겠습니다. 진보 정권 20년을 만들어 보겠다는 그 오만에 맞서, 진보좌파 사회로 바꾸어 보겠다는 그 무지에 맞서, 문 정권의 끝없는 쇼통과 내로남불 그 위선에 맞서 강력한 ‘투쟁 야당’으로 당의 체질을 확 바꾸겠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동안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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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개혁 보수 깃발 살아 있다” 다음날인 1월 28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휴일인 어제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를 저지하고 권력 농단과 초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고 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와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발언을 아무리 뜯어봐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왜 ‘좌파독재’라는 것인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으로 채택한 4·27 판문점 선언 직후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히 한반도의 비핵화만을 이야기했다”고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강한 비판이 쏟아지자 글을 삭제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진행 모습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수위를 조절한 평가를 다시 내놓은 일이 있습니다. 오락가락한 것입니다. 최근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와 당 지도부의 이런 모습을 보여 저는 자유한국당의 색깔론이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보수’를 자처하는 기득권 세력의 무의식 속에 집단으로 각인된 본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월 14일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2년 전 오늘은 바른정당을 창당한 날입니다.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신념 하나로 개혁 보수의 깃발을 세웠던 날입니다.
바른정당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지만,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합니다.
죽음의 계곡 속에서 모진 풍파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함께 하는 동지들이 그 꿈과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꼭 희망의 새봄이 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바른 정당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 정치BAR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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