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동 사무실에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국내 분산개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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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분산개최 연쇄 인터뷰] ①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평창겨울올림픽 이후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 발생은 박근혜 정부를 포함해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국내 분산개최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 그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강원도민과 국민들의 몫이다. 분산개최를 주장하는 체육계 인사와 정치인들의 견해를 연속적으로 싣는다.
정치권이 결단해 분산개최 해야
‘어젠다 2020’이 그런 길 열어줘
조직위 “늦었다” 하지만 아니다 일회용으로 쓸 1200억 개·폐회장
신축 요구 안했다는거 직접 확인해
스키점프 경기장에 설치해도 충분
‘강원도 올림픽’이란 틀 벗어나야 -조직위나 강원도는 분산개최를 논의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한다. “아이오시가 일본과의 분산개최를 먼저 제안하지 않았나. 국외 분산개최의 경우 논의할 것이 많은데도 최종 결정 시한을 3월로 정하며 제안했다.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오시가 그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파인 스키장을 무주에서 치르는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스키점프는 이번 동계체전 때도 안전 문제로 못 뛰었다던데, 무주에 있는 스키점프 경기장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분산개최 논의가 ‘강원도의 올림픽’이라는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다. “어젠다 2020은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세계 스포츠외교의 현장은 철저하게 실리와 국익 중심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국익보다 지역의 이해를 앞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겨울올림픽은 강원도만의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의 행사다. 나아가 세계인의 올림픽이 돼야 한다.” -어젠다 2020이 지난해 초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한국에는 늦게 알려졌다는 지적이 있다. “요즘 국내 스포츠계는 세계 스포츠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다. 내가 아이오시 부위원장을 하던 때엔 아이오시를 이끌어가는 자리에 한국인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대응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이오시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석에 누워 있다. 선수위원인 문대성 의원만으론 한계가 있다. 체육회나 조직위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스포츠 정책의 방향을 잡으려면 국제 흐름을 잘 읽고, 스포츠외교에 밝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건 평창겨울올림픽 분산개최 논란의 교훈이기도 하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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