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때리는 것만 아니라 ‘방임도 죄’

[탐사기획] 부끄러운 기록 ‘아동 학대’
아동 학대 유형

엄마와 함께 신데렐라를 괴롭혔던 의붓언니들은 아동학대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잘못을 했다고 밥을 안 주거나 밥상 앞에서 아이에게 “밥풀 하나라도 남기면 괴물이 잡아간다”고 으름장을 놓는 부모의 행동은 어떻게 봐야 할까?

아동학대는 크게 신체 학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으로 나뉜다.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힌다.

신체 학대는 아동의 몸에 고의적으로 손상을 입히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아이를 때리고, 누르고, 던지고, 흔드는 폭력적 행동과 심한 벌을 주는 가혹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장기를 보호할 근육이나 골격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아이일수록 신체 학대에 취약하다.

신체 학대가 몸을 망가뜨린다면 정서 학대는 마음을 무너뜨린다. 아이를 어딘가에 가두거나, 욕설을 퍼붓거나, “괴물이 잡아간다, 세탁기에 넣겠다” 등 위협을 하거나, 아이의 인격·존재·감정을 심하게 무시하거나, “서울대 가라”는 강요,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억제 등이 모두 정서 학대다. 신데렐라를 학대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목격했다면 두 언니도 정서 학대를 당한 셈이다.

방임은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 양육,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를 뜻한다. 자신을 지킬 힘이 없는 아이들을 보호자가 고의적·반복적으로 방치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성 학대는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추행, 성기 노출, 언어적 희롱, 음란 전화, 성적 유희 등 성인의 성적 충족을 목적으로 아이에게 가해진 신체적·언어적·정신적 폭력을 모두 포괄한다.

학대는 대체로 한 가지 유형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 지난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신고 접수한 사례 중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확인한 9823건 중 4734건(48.2%)이 신체 학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임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