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지성팀 선임기자 “歲月如流水(세월여유수)하야”….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김윤식 선생의 편지는 흔히 이렇게 시작하곤 했다. 같은 뜻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소”라 쓰시기도 했다. 편지지는 대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이름과 학교 표지가 찍힌 얇은 습자지 재질이었고, 때로는 원고지일 때도 있었으며, 이면지에 간단한 인사말과 용건을 적은 경우도 있었다. 겉봉투로는 서울대 국문과와 농협 서울대 지점 봉투를 혼용했다. 흐르는 물처럼 야속하게 지나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을 당시에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나 선생이 이승을 떠난 지금은 너무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세월은 가차없이 왔다가는 가버리며, 한번 지나간 순간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선생이 퇴임 기념 강연에서 많은 시 중에서 하필이면 워즈워스의 시를 인용하신 마음을. “한때 그토록 휘황했던 빛이/ 영영 내 눈에서 사라졌을지라도/ 들판의 빛남, 꽃의 영화로움의 한때를/ 송두리째 되돌릴 수 없다 해도/ 우리는 슬퍼 말지니라. 그 뒤에 남아 있는/ 힘을 찾을 수 있기에”(‘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영생불멸을 깨닫는 노래’ 부분).
칼럼 |
[최재봉의 문학으로] 김윤식 선생의 편지 |
책지성팀 선임기자 “歲月如流水(세월여유수)하야”….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김윤식 선생의 편지는 흔히 이렇게 시작하곤 했다. 같은 뜻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소”라 쓰시기도 했다. 편지지는 대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이름과 학교 표지가 찍힌 얇은 습자지 재질이었고, 때로는 원고지일 때도 있었으며, 이면지에 간단한 인사말과 용건을 적은 경우도 있었다. 겉봉투로는 서울대 국문과와 농협 서울대 지점 봉투를 혼용했다. 흐르는 물처럼 야속하게 지나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을 당시에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나 선생이 이승을 떠난 지금은 너무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세월은 가차없이 왔다가는 가버리며, 한번 지나간 순간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선생이 퇴임 기념 강연에서 많은 시 중에서 하필이면 워즈워스의 시를 인용하신 마음을. “한때 그토록 휘황했던 빛이/ 영영 내 눈에서 사라졌을지라도/ 들판의 빛남, 꽃의 영화로움의 한때를/ 송두리째 되돌릴 수 없다 해도/ 우리는 슬퍼 말지니라. 그 뒤에 남아 있는/ 힘을 찾을 수 있기에”(‘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영생불멸을 깨닫는 노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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